다시 6자회담으로 돌아가나? 미 전문가들 “바이든 행정부, 북한이 검증가능한 제약에 동의하면 대북제재 완화할 것”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모습(RFA)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모습(RFA)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 중인 새로운 대북정책은 북한 비핵화를 단번에 일괄 타결하려던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달리 단계적 비핵화가 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미북 양자 협상이 아닌 다자 틀에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조정관은 1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제한하는 합의를 북한과 맺는 협상을 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바이든 행정부는 비핵화를 위해 한 번의 포괄적인 일괄타결보다 단계별 접근을 추구할 것”이라며 “포괄적인 일괄타결 접근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유예하거나 핵연료생산 중단 등에 대한 검증가능한 제약에 동의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제재완화 및 다른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단계적 접근을 추구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 및 다른 정치적 대가로 북한의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하는 포괄적인 일괄 타결안을 김정은 당시 국무위원장에게 제시했지만 거절됐다”고 지적했다고 RFA는 전했다.

또한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핵문제를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은 한국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단계별 비핵화를 추진하면 한미 간 협력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도 12일 RFA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해법으로 단계별 접근을 시도할 것”이라며 “대북협상은 미북 정상회담과 같은 양자 차원이 아닌 한국 등 역내 국가들의 참여를 통해 다자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2일 RFA에 “북한문제는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대북 정책은 코로나19 등 미국 국내 문제와 중국, 이란핵협상 등 우선적인 국제문제에 대한 접근 방향이 어느 정도 결정된 후에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 중인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한 RFA의 논평 요청에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인 지난 9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언급한 내용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당시 프라이스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고 미국과 동맹국을 안전하게 하는 새로운 대북 접근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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