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과 박범계 법무부장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과 박범계 법무부장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찍어내기’ 대신 ‘끌어안기’로 전략을 수정하자 그의 대선주자 지지도는 급락하고 있다.

지난 13일 SBS가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이재명 경기지사 28.6%, 이낙연 민주당 대표 13.7%에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은 13.5%로 3위에 그쳤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은 매주 3~5%P씩 지지도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1위까지 올랐던 윤 총장의 지지도가 야당의 대권후보라는 측면 보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맞서는 대항마라는 측면에서의 인기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윤 총장이 대권주자로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이제 검찰을 박차고 나오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찍어내기에 맞서며 내세운 가장 큰 명분이 ‘법에 보장된 검찰총장 2년 임기 준수’였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나기는 어렵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취임과 더불어 지난 7일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윤 총장이 요구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그는 이제 검찰조직 안에서도 고립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통상 서울중앙지검은 검찰내 주요 사건의 70% 정도를 수사하는데 추미애 전 장관이 임명한 이성윤 지검장은 그동안 윤 총장에 대한 주례보고를 거부하는 등 총장을 ‘패싱’해왔다. 박범계 장관이 이런 그를 교체하지 않은 것은 ‘윤 총장 패싱’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는 이번주 검사장급 이하 중간간부에 대한 전보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 7일 고위 간부 인사에서 4명만 수평 이동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중간간부 인사 규모도 소폭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대 관심은 이성윤 검사장이 수장으로 있는 서울중앙지검 차장 등 간부 인사다.

이성윤 지검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그의 요청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찍어내기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 차장 대부분이 법무부에 맞섰기 때문에 이번 서울중앙지검 차장단 구성은 충성도가 최우선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한동훈 검사장 사건 처리 등을 둘러싸고 이성윤 지검장과 대립했던 간부둘에 대한 정리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특정 지역 출신들이 서울중앙지검 요직에 대거 기용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남은 임기 5개월여 동안 윤석열 총장의 검찰 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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