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2년 8월15일 KBS가 방영한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 '강제연행'에 배치되는 증언
사회자 맡은 오숙희 씨, "아, 그래서 꾐에 넘어가셨군요?" 되묻기도
"빨간 원피스와 가죽구두에 홀려 남성을 따라갔다"는 문헌상의 증언, 첫 육성 확인
'가짜 위안부' 논란 대상돼 온 이용수 씨, 오는 17일 하버드대학 학생회 토의에서 증언 예정
미 의회나 프랑스 의회 등에서 일본군에 의해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는 증언을 한 이용수(93) 씨의 과거 육성 증언이 최근 발견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씨의 증언이 ‘일본군에 의한 강제연행’이라기보다는 ‘업자의 꾐에 넘어가 위안부가 됐다’는 내용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허구성을 밝히는 데에 앞장서 온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은 이용수 씨가 지난 1992년 한국방송(KBS)의 특집 방송에 출연해 증언한 내용이 담겨 있는 비디오 영상을 최근 유튜브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1992년 8월15일 〈생방송 여성: 나는 여자정신대-민족 수난의 아픔을 딛고서〉라는 제목으로 KBS에서 방영된 해당 방송에서 이 씨는 “그때 나이가 열여섯 살인데, 헐벗고 입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원피스 한 벌과 구두 한 켤레를 갖다줬다”며 “그걸 받아가지고 그때는 좋다고 따라 갔다”고 증언했다.
1992년 8월15일은 고(故) 김학순 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국내에서는 최초로 알리고 나선 지 꼭 1년이 되는 날(故 김학순 씨의 최초 증언은 1991년 8월14일)이었다.
이 씨의 이같은 증언에 해당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은 오숙희 씨는 “아, 그래서 꾐에 넘어가셨군요?”라고 맞장구치며 이 씨의 증언이 일본군에 의한 강제연행이 아니었음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사회자 오숙희 씨는 ‘오한숙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 이로, 한국여성민우회 출신의 페미니스트 인사다.
이용수 씨는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호소해 왔다. 한밤중에 일본군이 자신의 집으로 난입해 ‘뾰족한 것’을 등애 대면서 자신을 끌고 갔다는 식의 증언을 해 온 것이다.
하지만 이 씨의 이같은 증언 내용은 초창기 증언과 너무나도 다른 것이어서 이 씨와 관련해서는 ‘가짜 위안부’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오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운동 조치 시절인 지난 1993년 한국정신대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일본군 위안부’ 증언집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 제1권에 문헌으로 확인되는 이 씨의 최초 증언이 실려 있는데, 이에 따르면 이 씨는 “어머니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채, 그냥 분순이를 따라갔다. (중략) 가서 보니 강가에서 보았던 일본 남자가 나와 있었다. 그는 마흔이 좀 안 되어 보였다. 국민복에 전투모를 쓰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옷보퉁이 하나를 건네주면서 그 속에 원피스와 가죽구두가 있다고 했다. 보퉁이를 살짝 들쳐 보니 과연 빨간 원피스와 가죽구두가 보였다. 그걸 받고 어린 마음에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만 다른 생각도 못 하고 선뜻 따라나서게 되었다”고 증언했다. 이와 똑같은 증언 내용이 이번에 이 씨의 육성 증언으로도 확인된 것이다.
해당 방송 프로그램에는 고(故) 김학순 씨도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 영상을 찾아낸 김병헌 소장은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위안부피해자법)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란 ‘일제에 의하여 강제로 동원되어 성적(性的) 학대를 받으며 위안부로서의 생활을 강요당한 피해자’로 명백히 규정돼 있는데, 이용수 씨는 본인 증언만 들어봐도 위안소 포주의 꾐에 넘어간 경우에 해당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앞서 이용수 씨와 길원옥 씨가 ‘위안부피해자법’이 정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관련 지원금을 부정 수급한 혐의가 있다며 이 씨와 길 씨를 모두 형사 고발한 바 있다.
한편, 이용수 씨는 오는 17일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하버드아시아태평양법학생회(APALSA)의 주최로 열리는 원탁 토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영상 증언을 할 예정이다. 이 씨가 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최근 논란이 된 존 마크 램자이어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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