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여직원 성추행'으로 촉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불과 50여 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선 박영선 前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지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로 '신기루(蜃氣樓) 현상' 아니냐는 지적이 야권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박영선 예비후보 지지율에 대한 의심은 최근 여론조사를 바라보는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특히 유력 야권 인사 측에서는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불신하는 모양새다. 이에 펜앤드마이크가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해 봤다.
우선,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8일부터 29일 양일간 서울시 만18세 이상 800명을 상대로 '서울시장 여야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박영선 前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각각 26.2%(1위), 11.6%(2위)로 집계됐다(±3.5%p, 신뢰수준 95%, 응답률 8.4%, 유선20%·무선80%, ARS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런데, 이같은 결과는 불과 한 달만에 뒤집힌다. TBS와 YTN이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7일과 8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여 1016명을 상대로 '차기 서울시장 여야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각각 26.2%(1위)·19.0%(2위)로 나타났다(±3.1%p, 신뢰수준 95%, 응답률 7.2%, 유선20%·무선80%-전화50%·자동응답50%.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선 박영선 前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한 달만에 1위가 됐다. 그렇다면 이 기간 동안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데이터를 통해 이를 알아봤다.
지난 13일 오전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등록된 54개 중앙일간지·방송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박영선'이라는 단어를 기입했을 경우 등장하는 주요 단어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중소벤처기업부', '우상호' 등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1천개 뉴스를 분석한 결과, 핵심 키워드 역시 '문재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우상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공식 선언' 등으로 나왔다. 모두 '선거 이슈'와 연관된 키워드로, 중기부 업무 혹은 중소기업 정책은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라는 용어는 중첩됐다. 2년 가까이 중기부 장관직을 역임했으면서, 대체 왜 정책 관련 키워드는 나오지 못한 걸까.
박 前 장관은 2019년 4월8일 중기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취임일부터 지난 13일까지의 54개 중앙일간지 및 방송사 빅데이터 분석 결과(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더불어민주당·서울시장·문재인·국민의힘' 등이 연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 기간 상위 1천개 기사의 키워드 분석에서는 '우상호·중기부·문재인 대통령·나경원·공식선언·여론조사결과·중소벤처기업부' 등이 나왔다. 모든 조사 결과의 공통점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나온다.
지난 1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박영선' 입력 시 총 36개의 보도자료가 나온다. 이들 보도자료의 공통점은 박 前 장관이 '목소리 청취·의지 표명·강조·논의·전달'했다는 점이다. '정책 연구'에서는 박 장관이 재직한 기간 동안 이미 기간이 경과한 보고서를 올리거나, 박 前 장관이 재직하지 않던 시절 발간된 보고서를 올리는 등의 행태가 포착됐다.
이런 상황이 겹친 가운데, 박 前 장관에 대한 여론조사는 불과 한 달만에 뒤집힌 모양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여론조사를 점점 믿기 힘들다"는 성토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즉,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과 평가도 없는 상태에서 한달 만에 특이점도 없이 바뀐 여로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
한편, 국민의힘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영선 前 장관이 집권여당 후보로 나서는 건 몰염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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