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준결승전에 올라갈 14명의 참가자가 확정되었다. [TV조선 미스트롯2 방송 화면 캡처]
최종 준결승전에 올라갈 14명의 참가자가 확정되었다. [TV조선 미스트롯2 방송 화면 캡처]

5주째 목요일 저녁마다 전국민의 흥을 폭발시킨 ‘미스트롯2’ 는 지난 4일 방송에서 본선 2라운드 ‘에이스전’을 끝으로, 준결승전 진출자 14팀을 확정했다.

“인기투표 1등이 준결승에도 못 가면, 인기투표는 왜 했냐” 항의 빗발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심사기준과 심사결과를 두고 대중들의 논란이 뜨겁다. 시청자들의 항의와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대국민 인기투표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트롯 신동 ‘전유진’ 양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SNS상에서는 “1등을 떨어뜨릴 거면 인기투표는 왜 했냐”, “대중을 데리고 논 것이냐”는 등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조선일보 문화전문기자, “전유진의 파바로티 발성법에서 거대한 가능성 발견”

사태의 심각성은 조선일보에서도 발견된다.

TV조선과 한뿌리인 조선일보 한현우 문화전문기자조차 5일 ‘노래는 육상경기가 아니다. 그래도 1등을 겨룬다. 그것이 트로트다’라는 제하 장문의 기사에서 “영지와 전유진이 떨어진 것은 의외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줄곧 전유진을 응원해 왔는데, 이날 아예 무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떨어져 버렸다”면서 “전문가들이 그를 선택하지 않았으므로 일개 청자로서는 섭섭하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고 적었다. 사실상 심사기준에 대한 의구심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전유진에 대한 높은 평가를 뒷받침할 설득력있는 근거도 제시했다. 한 기자는 “전유진의 성악적 발성법에서 거대한 가능성을 보았다. 이 10대 여자아이는 뱃속에서 소리를 끌어올려 미간에서 뿜어내면서 인상을 찡그리지 않는, 파바로티 같은 전형적 성악가의 발성을 들려줬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는 미스트롯 심사위원들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전유진을 ‘기대 이하’라면서 시종일관 혹평하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대중의 지지’를 넘어서는 ‘대중음악 전문성’은 태생적으로 존재하지 않아...고급문화만 시대를 뛰어넘어

이처럼 대중음악에 대한 취향은 저마다 다르다. 엄밀하게 말하면 음악을 포함한 대중문화에서 ‘대중의 지지’를 뛰어넘는 전문성이란 태생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시대적 흐름과 개인적 취향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즉 대중가요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만 발전하고 가수도 성장하게 된다. 대중의 감수성을 외면하면, 자살행위이다. 대중의 감수성과 선호도 이외의 전문성이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게 대중문화와 고급문화의 차이점이다.

고급문화는 평론가와 창작자들이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와 철학을 창조하는 영역이다. 그 시대의 대중이 외면해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중문화는 당대의 대중이 외면하면 그걸로 끝이다.

미스트롯2 심사위원과 제작진, 대중의 사랑 독차지한 전유진을 중도 탈락시켜

그런데 TV조선 미스트롯2의 심사위원들과 제작진은 대중의 사랑을 제일 많이 받은 참가자를 탈락시키고 말았다. 심사결과야 심사위원들의 몫이라지만, 과정에서 편파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대중들의 관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독선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오만하다”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대중음악 전문가들이 대중의 의견을 무시한 희대의 사건으로 기록되리라 평가된다.

전 양은 대국민 응원투표에서 5주 내내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남다른 발성법과 감정표현으로 처음부터 기대를 모았던 참가자였다. 대국민 온라인 응원투표 뿐 아니라, 미스트롯2 참가자 중 음원 1위, 유튜브 조회수 1위, 하트게이지 1위 등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온라인 인기투표를 했던 시청자들은 “성적에 반영하지도 않을 거라면, 왜 아무 쓸모도 없는 온라인 투표를 유도했느냐? 미스트롯2 제작진들은 방송 초기부터 전유진 양 홍보를 많이 했는데, 시청률을 위해서 전 양을 이용만 한 거냐?”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전 양은 따로 노래를 배운 적도 없고 노래를 부른 기간도 얼마되지 않지만, 타고난 천재성으로 매번 놀라운 무대를 보여주었다.

심사위원들, 매번 15세 중2 소녀에게 ‘기대 이하’라고 한목소리 혹평

그런데 전 양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처음부터 부정적이었다. 각종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천재성을 인정받은 전 양의 첫 무대가 끝나자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기대 이하였다”는 심사평을 들려줬다. 아무리 트롯 천재라고 하더라도 아직 15살 중학교 2학년생이 받아들이기엔 너무 가혹한 비평이었다.

성민지 양과의 1대1 데스매치에서도 같은 곡을 골랐다가 끝내 양보하면서, 본인이 부르려던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연이어지는 부정적인 심사평과 상황에서 15살 중학생은 심적으로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TV조선 미스트롯2 방송화면 캡처]
'준결승전 진출 후보자' 최종 호명을 앞두고 전유진 양의 표정이 어둡다. 오른쪽이 전유진 양이다.[TV조선 미스트롯2 방송화면 캡처]

마술 퍼포먼스에 동원시켜놓고 “왜 노래 안했냐”고 질책

그 이후로도 전 양은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메들리 팀미션에서 전 양은 ‘미스 유랑극단’의 멤버로 노래를 했다. 마술쇼가 결합된 무대에서 전 양은 노래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 채, 마술 퍼포먼스를 해야 했다. 마술쇼는 제작진이 구상한 그림대로 꾸며진 무대에서 제작진이 의도하는 대로, 전 양은 자신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심사위원들은 “퍼포먼스를 하기보다는 노래에 좀더 집중했어야 한다”는 말로 편파적인 심사평을 했다. 마치 일부러 나쁜 점수를 주기 위한 의도로 비춰질 정도였다.

메들리 팀미션이 방송되고 난 이후, 제작진과 심사위원들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엉뚱한 미션을 하게 해서 노래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감성을 무너뜨린 다음에 노래하게 하는 것은 사기에 가깝다’는 비판이었다. 노래보다는 퍼포먼스에 치중되었기 때문에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탈락 순간 ‘트롯 천재’ 전유진의 일그러진 표정을 클로즈업 하기도

방송이 진행될수록 전 양의 얼굴에서는 생기와 쾌활한 미소가 사라지고, 어둡고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하게 나타났다. 지난 8회차 방송에서는 극에 달했다.

준결승전 진출을 앞두고 마지막 1명의 지명을 남겨둔 상태에서 카메라가 전 양의 얼굴을 비출 때는,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그동안의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다 묻어나는 표정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일방적인 평가가 천재성을 보인 어린 새싹을 어떻게 짓밟았는지 여실히 보였다.

심사위원인 장윤정씨가 “마지막 1명은 미스유랑단의 막내라인이다”라고 하자, 카메라는 김태연 참가자와 전유진 참가자의 얼굴을 동시에 비췄다. 호명된 김태연 양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전유진 양의 얼굴은 일그러지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이 어린 두 참가자들에게 가혹한 비평을 하면서 철저하게 상업적인 관점에서 내보낸 화면이었다.

어느 경연대회에서든 심사위원들의 판정과 심사평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으레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미스트롯2 심사위원들의 편파적인 심사평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 “내 마음 속의 진이에요”라거나 “이대로 결승전이라면 그냥 우승이다” 혹은 “TOP 5안에 들 것 같다”라는 발언들이 문제였다. 다른 출연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시청자들에게 일방적인 선입견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심사평이라는 지적이다.

점수를 매기는 건 심사위원들의 몫이지만, 트롯을 즐기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너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강도높게 제시되고 있다.

온라인 인기투표 1등인 전 양의 탈락으로 커뮤니티 게시판은 비판글로 도배되었다. 명목상으로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실제 많은 시청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참가자에게 온라인 투표를 했다. 그리고 그 투표를 집계해 매주 방송 초반에 지난주 결과를 알려줬다. 그런데 전 양의 탈락은 일반 시청자들의 응원과 지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였다.

[TV조선 미스트롯2 방송화면 캡처]

불과 300명인 언택트 관객 평가가 순위 뒤집는 중대변수 작용...수백만 명 온라인 인기투표 반영은 0점

시청자들의 온라인 투표와 달리, 언택트 관객들의 평가는 너무 과도하게 반영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매일 지지하는 참가자에게 온라인 투표를 했던 일반 시청자들의 참여도는 깡그리 무시된 채, 언택트 관객들은 방송 시간 내내 즐기면서 투표하는 권력을 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언택트 관객들에 의해서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 방송 내내 발생했다. 메들리 팀미션에서 ‘딸부잣집’은 마스터 평가점수는 1116점으로, 5위를 했다. 반면 ‘골드미스’팀은 마스터 평가에서는 1118점으로 4위를 했지만, 언택트 평가단 점수에서는 ‘딸부잣집’보다 무려 45점 정도 낮은 점수를 받아서 전체 5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본선 2라운드 에이스전에서도 언택트 관객들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점수를 내놓았다. 언택트 관객단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가졌는지 담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그들의 기호도는 점수화되어 참가자들의 운명을 쥐락펴락한 것이다.

심사위원 평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전유진을 미리 탈락시켜?

결승전의 채점방식은 또 다른 논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인기투표를 반영하면, 전유진의 사전 탈락은 후폭풍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데 인기투표를 반영한다면 1등이었던 전유진의 탈락은 불공정 행위에 다름 아니다.

반면에 인기투표를 제외하고 심사위원과 언택트 관객들의 채점만으로 우승자를 선발한다면, 인기투표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수백만명의 대중은 농락당한 꼴이 된다.

미스트롯2 제작진은 방송 중에서 결승전 채점방식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다. 이와 관련 온라인 상에서는 “심사위원 50%, 인기투표 결과 및 실시간 문자투표 50%를 합산해 평가할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인기투표와 문자투표에서 압도적 1위인 전유진의 우승은 기정 사실이기 때문에 탈락시킨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자신들의 평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인기 절정’ 전유진을 아예 싹부터 잘랐다는 해석인 셈이다.

TV조선은 전유진이 인기투표에서 5주연속 1등을 차지했다는 점만 알렸다. 2등과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했다. 만약에 1,2등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면 네티즌들의 의혹제기가 진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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