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봉(77) 광복회 대의원협의회 대표, "추미애에게 최재형상 준 것은 광복회장의 권력지향적 착각"

김원웅 광복회장(왼쪽).(사진=연합뉴스)
김원웅 광복회장(왼쪽).(사진=연합뉴스)

정치인 출신의 김원웅 씨가 회장으로 있는 광복회가 ‘독립운동가 최재형기념사업회’와의 사전 협의 없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최재형상(償)’을 시상한 데 대해 광복회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김기봉(77) 광복회 대의원협의회 대표는 지난달 3일 ‘광복회의 최재형상 시상은 최재형 기념사업회의 고유 권리를 침탈한 것이며, 광복회가 사업회나 유족의승인 없이 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광복회장의 권력지향적 착각’이라는 취지의 성명서를 작성해 대의원들에게 배포했다.

성명서에서 김 대표는 “김원웅 회장은 정치인 경력을 전가의 보도처럼 자랑하면서 법률적 권리와 의무도 구별하지 못하고 오직 권력욕에 사로잡혀 광복회 회장직을 권력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최재형 선생 기념사업회 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 어느 분의 상도 기념 사업회나 동의 없이는 광복회 임의로 제정·수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이기도 한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김원웅 회장이 친일 청산을 앞세워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김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복회는 국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법정 보훈 단체로써,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 83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광복회 대의원은 광복회장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으로, 일반 회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1944년 중국 충칭에서 태어난 김원웅 씨는 지난 2019년 광복회 회장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김 회장은 지난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민주공화당 사무처 직원 공채에 응시해 합격해 7기 당료로 근무한 바 있다. 1980년에는 전두환 대통령의 민주정의당 창당준비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1990년 20여년 간 활동한 보수 정당 경력을 버리고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 등이 주도한 민주당에 합류했다. 1997년 한나라당 창당 때에는 한나라당으로 다시 당적을 옮긴 후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대전 대덕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김회장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 유시민 등이 창당한 개혁국민정당으로 적을 옮겼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되자 열린우리당으로 또다시 당적을 바꿨다.

한편, 김원웅 회장이 이끄는 광복회는 최근 ‘편향적 시상’ 논란을 겪었다. 김원웅 회장이 광복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여권 인물들에게 상을 몰아주고 있다는문제 제기다.

김 회장 취임 후 광복회가 시상한 인물들을 보면, 광복회는 설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에게 ‘우리시대 독립군상’을,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더불어민주당)에게는 ‘단재 신채호상’을,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에게는 ‘역사정의실천 언론인상’을 시상한 바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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