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좌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옳은 것과 그른 것이 있을 따름이죠. 올바른 정권이 들어와서 철옹성처럼 교사들을 보호하는 이 제도를 없애버려야 합니다. 한 번 임용되면 40년을 보장해 주겠다는 게 말이나 되겠습니까?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되찾아와야 합니다. 자유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학교와 교사, 교과서를 선택할 자유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모든 학생을 똑같이 길러내겠다는 전체주의 교육이라고밖에 할 수 없기에,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하겠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이 주어져야 학교도 선택받기 위해 노력하는 법이거든요."

“사상 주입을 중단하라!”

2019년 10월. 자기 제자들에게 교내 체육대회 중 반일(反日) 구호를 외치게 하면 수업시간에는 문재인 정권을 비호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면 ‘일베’로 몰아간 일부 교사들의 만행에 맞서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다.

소위 ‘인헌고 사태’로 불리는 이 사건의 현장에서 이경자 여사는 아이들의 대모(代母)처럼 항상 인헌고 학생들과 함께 있었고 그들의 든든한 힘이 돼 줬다.

‘인헌고 사태’로부터 1년이 지난 지난달 말, ‘인헌고 사태’를 정리한 ‘인헌고등학교·학수연 백서’가 세상에 나왔다. ‘인헌고 백서’의 출간을 주도한 이경자 여사를 펜앤드마이크가 만나 봤다.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 중인 전국학부모연합(전학연) 상임대표 이경자 여사. 2021. 1. 29. / 사진=박순종 기자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 중인 전국학부모연합(전학연) 상임대표 이경자 여사. 2021. 1. 29. / 사진=박순종 기자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을 소개해 주세요.

전국 50여개 학부모 단체의 연합체예요. 저는 ‘공교육 살리기 학부모 연합’ 상임 대표로 있습니다. ‘전학연’은 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좌파 교육을 거부하는 운동아리든지, ‘학생인권조례’ 폐지, 혁신학교 반대 운동 등을 전개하면서,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한민국 공교육 개선을 위해 여러 활동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헌고등학교 학생들을 물심 양면으로 지원해 주셨는데, ‘인헌고 사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세요.

2019년 10월 서울 관악구에 있는 혁신학교 인헌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들이 “왜 우리에게 이런 나쁜 교육을 강요하는 거냐”며 전교조 교사들의 만행(蠻行)을 알리고 나서면서 전국적 주목을 받은 사건이죠.

사태의 발단은 당시 인헌고 재학생이었던 김화랑·최인호 두 학생이 ‘성평화연대’라는 반(反)페미니즘 교내 동아리를 만든 데에 있었죠. 그런데 이 동아리에 대한 탄압이 들어온 거죠. 교사라는 사람들이 학생들에게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청문회를 즈음해서는 조국 장관 후보자를 옹호하는 발언 등을 반복했다는 거죠. 여기에 대해 깨어있는 아이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박정희·박근혜 정권을 욕하는 교사한테 “잘 한 것도 있는데요?”하고 아이들이 반문하면, “너는 일베냐?”하는 식의,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아이들에게 한 교사들도 있었다지요. 이런 상황 속에서 교내 체육대회가 열렸는데, 그 학교 교사들이 반일(反日)을 조장하는 구호를 학생들에게 외치도록 했는데, 이게 동영상으로 기록돼 학교 밖으로 퍼져나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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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을 만나게 해 달라며 조 교육감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시교육청 건물 앞에서 농성 중인 학생수호연합 관계자들. 2020. 1. 2. / 사진=박순종 기자

이 폭로를 주도한 김화랑·최인호 두 학생이 “인헌고 학생들은 우리 손으로 지키겠다”며 ‘학생수호연합’(학수연)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학교에 맞서 싸운 것이 ‘인헌고 사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생’이라는 자들이 학생들을 시켜 김화랑·최인호 두 학생을 고발케 하기도 했죠. 결국 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들에게 징계 결정을 하기도 했는데, 두 학생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법원은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저는 이 사태가 벌어졌을 때 ‘이제 올 게 왔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교사들이 가르쳐 주는 것에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의문을 표하지 않을 텐데, 용하게도 눈 뜬 아이들이 있구나 싶어서 참 대견했습니다.

1929년 광주(光州) 학생들의 항일 의거보다도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할 사건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학생들이 ‘전교조로부터의 독립’과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최초의 의거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인헌고 사태’가 왜 터졌다고 생각하세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이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자유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학교와 교사, 교과서를 선택할 자유가 없다는 것이죠. 사회주의 교육이고, 모든 학생을 똑같이 길러내겠다는 전체주의 교육이라고밖에 할 수 없기에,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이 주어져야 학교도 선택받기 위해 노력하는 법이거든요.

특목고(특수목적고등학교)와 자사고(자율형 사립고)의 형식으로 그나마 학부모들에게 주어졌던 선택권도 지금 집권 세력이 이제는 빼앗아 버리겠다고 하고 있는데, 이는 ‘평준화’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노예로 만드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평준화’ 교육이 도입된 지도 벌써 5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평준화’ 교육이 정말 좋은 것이었다면 자리를 잡았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았죠.

이런 상황에서 좌파 교육감들이 모든 교육 정책을 결정하면서 전교조 교사들을 통해 학생들을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하는 현실이 너무나 무섭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우리 학부모들이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어요. ‘학생인권종합계획’이라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서인데요, ‘종합계획’이라는 것은 ‘민주·시민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좌파 이데올로기로 학생들을 세뇌시키겠다는 계획인 셈이죠. 포장지만 멋지지 내용물은 형편없는 교육을 하겠다는데, 어떻게 가만히 앉아만 있겠습니까?

반대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문제 있는 교육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우리 공교육의 또다른 문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최근 ‘인헌고 백서’라는 것을 펴내셨어요.

작년 10월경부터 기획했어요. 원래는 책자로 발간하려 했는데, 비용이 만만찮아서 전자책 형태로 발간하게 됐습니다. 사실 ‘백서’(白書)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중간보고서’ 정도에 해당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헌고 사태’는 ‘현재 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거든요.

‘학수연’ 학생들이 지금 광주광역시로 내려가 활동을 하고 있어요. 백 모라고 하는 전교조 교사가 자기 제자들에게 특정 정당에 투표하도록 유도해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죠. 결국 백 모 교사는 1심 재판에서 자격정지 1년에 징역 6개월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어요.

백 모 교사에게 항의하고 전교조에 항의하는 활동을 하려고 광주로 내려간 애들이 텐트를 설치했는데, 글쎄 경찰이 신고했고 하루만에 구청 직원들이 나와서 텐트를 철거해 갔다지, 뭡니까? 이게 말이 되나요? 그리고 법원 압에서 백 모 교사의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 최인호 군은 폭행을 당하기까지 했어요. 광주 학생들도 장한 것이, 때린 남자의 신원을 결국 찾아냈대요. 최 군을 폭행한 남성 역시 전교조 교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주 현지의 전교조, 민주노총, 내지는 좌파 단체들이 연합해서 “백 모 교사는 교사이지만 시민이기 때문에 정치 행위를 할 수 있다”라든지 “교사들에게도 권리가 있으니 교사도 정치 행위를 할 수있도록 법 개정을 해 달라”는 식의 기자회견을 열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말이나 됩니까?

어른들이 해 주지 않으니 스스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런 친구들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도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열정을 잊지 않기 위해서 ‘백서’를 펴내게 됐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전국학생수호연합 관계자 일동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헌고등학교 K교사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고발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2019. 11. 23. / 사진=박순종 기자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전국학생수호연합 관계자 일동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헌고등학교 K교사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고발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2019. 11. 23. / 사진=박순종 기자

—한국 공교육의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교육에 정치가 들어왔으니 결국 정치로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육감을 갈아치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지난 2018년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선 곽일천 씨 같은 경우 ‘바우처 제도’를 제안했어요. ‘바우처 제도’라는 건 뭐냐하면, 학생 1명당 연간 교육비로 1000만원을 준다는 겁니다. “그게나 많이 지원해 줄 수 있느냐?”고 질문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애들 급식비에 쏟아붇는 예산이라든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돈들을 생각하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 돈을 받은 학생들은 자기가 가고 싶은 교육기관으로 찾아가 자유롭게 사용하게 한다는 것이죠. 그러면 학생들은 다양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되지요. 학교들은 어떨까요? 학생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하는 학교와 그곳 교사들은 벌벌 떨게 되지 않을까요?

아까 모두에서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인데요,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에서 경쟁력이 제고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에 좌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옳은 것과 그른 것이 있을 따름이죠. 올바른 정권이 들어와서 철옹성처럼 교사들을 보호하는 이 제도를 없애버려야 합니다. 한 번 임용되면 40년을 보장해 주겠다는 게 말이나 되겠습니까?

이경자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상임대표 / 정리=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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