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정의' 들먹이던 좌파매체, '명백한 양승동 문제점' 외면
과거 비(非)좌파 인사들에게는 편파보도ㆍ부역자ㆍ적폐 등으로 몰아붙이며 공격적 보도
조선일보가 기사와 사설로 '양승동 문제점' 지적한 것이 거의 유일

양승동 KBS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노란 리본 배지를 착용한 양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당시 노래방을 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양 후보자의 '위선과 거짓말'이 파문을 낳았다. 하지만 종합 일간지 중에는 조선일보 정도가 이 문제를 기사와 사설로 짚었을 뿐 제대로 보도한 곳은 거의 없었다. 특히 좌파 성향 매체들은 구색맞추기 식으로 보도하거나 오히려 심각한 문제점을 지닌 양 후보자를 감싸기에 급급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기사는 전국단위 종합 일간지 중 조선일보ㆍ서울신문ㆍ국민일보ㆍ한겨레신문ㆍ경향신문 등 다섯 매체에서만 보도됐다.

조선일보는 31일 <세월호 추모 리본 달고 나왔는데…참사 당일엔 노래방> 제목의 기사와 2일 <정말 혀를 차게 만드는 KBS 사장 후보의 위선 쇼>사설을 통해 양 후보자의 '노래방 논란'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반면, 지난 31일 경향신문은 <“정권의 나팔수로 비난받았던 KBS 시민과 시청자에게 돌려드리겠다”>라고 보도했고, 한겨레신문은 <양승동 “KBS 시민 품에 돌려드리겠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세월호 사고 당일 노래방 논란에 대해서 ‘세월호’라는 표현은 빼고 2014년 4월 16일로만 표현하며 양 후보자의 입장을 주로 담았으며, 경향신문은 노래방 논란에 대해서는 일절 다루지 않았다.

이외 일간지들은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해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세월호 사고 당시 상당수 언론이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을 겨냥해 ‘황제라면’이고 몰아붙이며 결국 사퇴에 이르게 했던 보도 행태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한발 더 나가 양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묵인하며 오히려 야당의원들을 비판하는 보도 양상도 나타났다.

강성 좌파 성향 매체비평지 '미디어스'는 2일 <양승동 청문회에서 드러난 자유한국당의 '뻔뻔함'>이라는 제목 하에 자유한국당을 겨냥했다. 이날 미디어스는 양승동 후보자를 옹호하며 야당의원들의 의혹 제기를 '도넘은 모욕주기', '뻔뻔함', '물불 안 가려' 등의 표현을 쓰며 흠집내는데 주력했다.

미디어스는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밤 양 후보자가 노래방에서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공개해 비토 여론 조성에 힘쓰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 밖에도 의혹이 소명된 병역 문제, 직원 성추행 해결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문제제기를 이어나갔다”고 양 후보자를 감싸기에 급급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양승동 후보자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한 것은 뻔뻔함의 극치다.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참사의 원죄를 벗지 못한 정당이기 때문이다”라며 “특히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벌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정부의 무능은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노래방 출입 의혹'과 관련해 양승동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삼지않고 오히려 의혹제기가 뻔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한편 "공금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과거 청문회 당시 민주당측의 각종 의혹 제기에 힘을 실어주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질타받아야 할 것은 양승동 후보자보다 후보자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흠집내기에 몰입한 자유한국당"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디어전문지 PD저널은 <KBS사장 후보자 '법인카드 내역' 공방에 정책 검증 '뒷전'>, 기자협회보는 <사장 자질보다 모욕 주고 사상 검증…KBS 사장 인사청문회>라는 제목으로 양 후보자의 논란에 대해서는 축소하며 후보자 감싸기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양상에, 과연 비(非)좌파ㆍ언론노조 인물들이 같은 행동이 드러났으면 어떠한 보도행태를 보였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노조 득세를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조명해왔던 친(親)언론노조 인원들이 실상 진영 논리에 입각한 정파성 저널리즘을 자인한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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