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까지 건너가서 성매매로 생계 부지해
브라질 당국, 성병 확산 걱정에 골머리

브라질 북부 보아 비스타 시에에서 호객 중인 베네수엘라 매춘부들 [브라질 뉴스포털 UOL-연합뉴스 제공]
브라질 북부 보아 비스타 시에에서 호객 중인 베네수엘라 매춘부들 [브라질 뉴스포털 UOL-연합뉴스 제공]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가 파탄난 산유국 베네수엘라 여성들이 브라질로 건너가 힘든 삶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인 보아 비스타 시에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현지 구호단체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환경에 놓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여성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성매매 행위에 나서면서 브라질 당국이 고심하고 있다.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성매매에 나선 여성들의 수가 많아 단속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대부분 공공보건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브라질 국민들에게 성병 감염을 확산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

보아 비스타 시 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매춘 행위를 하는 베네수엘라 여성들은 “가족들의 생계가 막막하고 마땅한 일자리를 찾을 수도 없어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이 제공한 구호시설에서 생활하는 베네수엘라 어린이들 [브라질 뉴스포털 UOL-연합뉴스 제공]
브라질 당국이 제공한 구호시설에서 생활하는 베네수엘라 어린이들 [브라질 뉴스포털 UOL-연합뉴스 제공]

성매매 대가로 30~40헤알을 받는다는 한 여성은 “이 돈을 모으면 아이들을 2~3일간 먹일 수 있다”고 했다. 한화로 9600~1만2800원 정도에 해당하는 돈이다.

브라질 정부와 종교단체 등이 제공하는 식료품을 배급받는 일은 주로 남성들 몫이다. 브라질 정부는 자격증 보유자를 중심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밝혔으나 이 혜택을 받는 베네수엘라 주민은 극소수다.

따라서 브라질 정부는 호라이마 주에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주민들 가운데 일부를 다음 달부터 남동부 상파울루 시와 북부 마나우스 시로 분산 이주시킬 계획이다.

현재 보아 비스타 시에는 베네수엘라인 4만여 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 전체 인구 33만 명의 10%를 넘는 규모다. 시 당국은 올해 상반기에 베네수엘라 난민이 5만5000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보아 비스타 외에 브라질-베네수엘라 국경도시인 파카라이마에는 1만6000여 명의 베네수엘라인이 머물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 주민과 브라질 현지 주민과의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보아 비스타 시로부터 57km떨어진 무카자이 시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나 브라질 주민 1명과 베네수엘라 난민 1명이 목숨을 잃었다.

19일에는 브라질 주민 300여 명이 베네수엘라 주민 수용시설을 습격해 200여 명을 쫓아냈다. 파카라이나 시에서는 베네수엘라 주민의 입국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호라이마 주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난민이 몰려든 도시의 치안은 매우 불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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