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안보문제에 북한이 간섭할 명분 주는 것”
“한미동맹에서 많은 마찰이 생길 수 있어...북한이 한국과 대화할 의지 있는지도 불분명”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인 최근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과 한미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이 한미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일 보도했다. 이들 전문가는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3월 연례 한미군사훈련 재개와 관련해 “필요하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존 서플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RFA에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동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며 “정책상 계획 중이거나 실행 중인 훈련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RFA에 “미국의 동맹국이 (한미연합훈련을 북한과 논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자신이 미국 정부에 재직했을 당시 북한이 연합훈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이는 온전히 미국과 한국의 문제”라고 답하는 ㄱ서이 일반적이었다고 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여러 연합훈련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며 북한에 상당히 양보했지만 북한은 이에 화답하지 않았다”며 이는 동맹 대비태세 약화와 북한의 핵무기, 탄도미사일, 재래식 무기 능력 증강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RFA에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의 안보문제에 북한이 간섭할 명분을 주는 것”이라며 “김정은 총비서는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한국의 안보 능력을 축소해 한국이 더욱 취약해지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RFA에 “북한이 연합훈련을 공격하는 것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함”이라며 “김정은은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 목적임을 알지만 이 훈련을 정치전 전략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식을 충분히 조율하지 못한다면 한미동맹에서 많은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평화와 대화,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고 RFA는 전했다.

수김 분석관은 “최근 열병식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상기시켰다”며 “북한이 한국과 대화할 의지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무기를 공개하고 무기개발과 도발을 지속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역시 정상화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맥스웰 연구원도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평화와 화해에 대한 비전, 즉 미래목표를 공유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도가 없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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