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재구속과 이해되지 않는 삼성의 ‘실수’
이재용 부회장 재구속과 이해되지 않는 삼성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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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되자 법조계에서는 법원의 실형선고와 더불어 삼성측의 잘못된 재판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담당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심을 시작하면서 이 부회장의 아버지인 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에 버금가는 노력을 당부하는 등 사실상 집행유예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따라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일종의 ‘희망고문’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더불어 이 부회장 변호인단의 잘못된 대응, 재판전략이 부른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리의 삼성’ 답지 않은 실수,왜?

흔히 ‘관리의 삼성’으로 불려온 삼성은 왜 이런 실수를 한 것일까?

그동안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직접 수사를 받은 삼성특검 등 중요한 형사사건이 생길 때 마다 국내 최대의 로펌인 김앤장에만 사건을 의뢰해왔다.

하지만 2019년 8월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뇌물액수를 불려서 파기환송을 하자 김앤장과는 역량 차이가 나는 3~5위권 태평양 법무법인을 선택했다. 여기에 검찰의 특수통 검사, 법원 고위급 판사출신 전관 변호사를 개별적으로 수임해 변호에 투입했다.

이 부회장이 이 사건 1심에서 실형을 받고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었던 것은 뇌물액수가 경감된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뇌물제공 액수, 즉 회사자금 횡령액수를 다시 늘려서 파기환송함으로써 다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김앤장 대신 변론 나선 법무법인 태평양, “유무죄 다툼 않겠다”

파기환송심이 시작되자 변호인단은 우선 “유무죄에 대한 법률적 다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변호인단은 대신 이 부회장이 다시 실형을 받아 구속되지 않도록 집행유예를 받아내는데 집중했다.

이에따라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두가지 재판전략을 구사했다. 하나는 재판부가 확실하게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상황, 즉 여건을 조성하는 것, 둘째는 이를 위한 느린 재판진행이었다.

집행유예를 위한 여건조성과 관련해서는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가 먼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뛰어넘는 경영혁신”을 주문함으로써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됐다. 재판부가 이런 말을 꺼냈을 때 법원 주변에서는 대부분 이를 집행유예를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였다

삼성은 서둘러 투명경영을 위한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어 진보성향의 대법관 출신을 위원장으로 영입하는가 하면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노조결성 허용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의 지연작전, 즉 느린 재판진행은 이런 절차를 밟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다.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의 여파에서 벗어나 정치권 안팎의 ‘삼성 저격수’들의 공세를 완화하고자 하는 의도도 깔려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변호인단은 재판부의 숨은 의중을 읽는데 실패했다. 재판부가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등 3명을 준법감시 심리인으로 지정하는 등 준법감시위의 활동 내용에 확신을 갖지 못했고, 심리인들 사이에서는 의견대립이 벌어졌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선고가 강행되자 재판부로서는 여론의 비판을 받지않는 가장 안전한 답안지로 형량은 2년6개월로 원래 항소심 보다 늘리지 않으면서 ‘실형에 법정구속’을 선택한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애당초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이 재판진행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유무죄 다툼을 했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이 부회장의 뇌물액수를 늘려서 파기환송하기는 했지만 과거 파기환송 재판에서도 대법원과 고등법원을 여러차례 오가는 핑퐁재판이 있었던 만큼 무죄주장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보통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다툼을 병행했을 때 형량에 대한 배려, 즉 정상참작에도 긍정적인데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이런 요소가 빠지다 보니 재판부로서는 다른 사례와의 형평성만을 따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1년5개월 더 수감생활해야...대통령 사면여부 ‘주목’

그는 특히 “강제로 빼앗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준 뇌물이라는 것을 인정했을 때 그 정도 뇌물액수에 2년6개월 형량은 오히려 가벼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사건으로 이미 1년여간 구속된 바 있어 1년5개월 정도 더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주목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살리기와 일자리만들기 차원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해왔고, 이런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과도 10여차례 만남을 가진 바 있기 때문에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면 여부가 주목돤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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