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3월30일밤 성명서 "충돌 前 자율주행장치 켜 있었다"
분리대 감지 못했는지, 감지後 작동오류인지는 안밝혀

테슬라 신형 SUV '모델 X'.(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신형 SUV '모델 X'.(사진=테슬라 홈페이지)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3월23일 다른 차량 두대와 콘크리트 중앙분리대에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 당시 자사 자동차(신형 SUV '모델X')가 자율주행 중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차 탑승자가 사망한 사고는 지난 2016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발표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2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해당 SUV 차량 사고가 자율주행 기능 때문이었는지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나왔다.

테슬라 사(社)는 지난달 30일 밤 성명에서 "충돌 전 이 차량은 자율주행 장치가 켜 있었고 거리에 따라 운행속도를 조절하는 수동장치는 최소화로 고정되어 있었다"고 시인했다.

또 운행기록장치의 조사 결과 사망한 38세의 운전자는 사고 전에 여러 차례 자동차 핸들에 손을 얹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부연했다.

사측은 "운전자는 사고 직전 여러 차례 동영상과 녹음으로 핸들에 손을 대지 말라는 경고를 들었고 충돌 전 6초부터는 운전자의 손이 핸들에서 감지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운전자는 이후 약 5초 뒤에 150m 전방의 콘크리트 분리대가 시야에 들어왔지만, 사고 이후 충돌 무선신호 감쇠기(crash attenuator)는 부서져있었고 운행기록에는 아무런 조처도 취한 것이 없었다고 한다.

"감쇠기 파손이유는 충돌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이고 콘크리트 분리대에 충돌시에 대비해 장치된 안전보호 펜스는 제거되어 있었거나 이 전에 발생한 사고 이후 재설치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 같다"고 사측은 해명했다.

이번 사고는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지 불과 5일 만에 일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CNBC 등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테슬라 모델X의 사고는 지난 23일 오전 9시30분께 캘리포니아 101번 고속도로 남향 주행로에서 발생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운전자 웨이 황(38)은 85번 고속도로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고속주행 중 통제력을 잃고 중앙분리대와 충돌했다. 

사고 차량이 2차로에 멈춰선 상태에서 뒤따라오던 마쯔다와 아우디 차량이 황의 2017년형 모델X를 연이어 들이받는 2차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연쇄 충돌의 여파로 황의 차량은 불길에 휩싸였고, 운전자는 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차량 화재 이유에 대해 후안 디아스 마운틴뷰소방서장은 "(전기차) 배터리가 과열되고, 배터리의 모듈을 분리하는 플라스틱 부품들에 불이 붙기 시작하면 결국 폭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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