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역내 위협...한국에 우리에 협력하길 원한다는 메시지 보내”

북한이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VOA).
북한이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VOA).

북한이 최근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극성-5ㅅ(시옷)’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실제 역량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SLBM에 대해 “북한이 공개한 SLBM이 괌이나 오키나와에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주로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역내 위협”이라며 “북한이 한국을 향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계속해서 한국을 압박할 것이며 우리는 대화를 원하며 한국이 우리와 협력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브룩스 회장은 “따라서 이는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시도”라며 “동시에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관심을 유지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SLBM을 포함해 북한이 이번에 선보인 신형무기들은 모두 가짜일 수 있지만 실제 역량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며 자신은 재직 시절 절대 북한이 과시하는 잠재적 역량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행사를 뒤늦게 녹화 형식으로 선별적으로 공개한 것을 고려할 때 실제 역량 과시보다는 외보를 대상으로 대화를 주도하고 신호를 보내는데 무게를 뒀다”고 지적했다고 VOA는 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VOA에 “이번에 공개한 SLBM은 탄두를 싣는 부분(payload)이 조금 길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이전 것들과 똑같은 미사일”이라며 “일각에선 과거에 비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지만 나는 이러한 분석에 동의하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북극성 3형 또는 2형을 기반으로 한 설계에서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지 않아 무기체계와의 통합성 등의 불확실 요소가 있는 상황에서 어떤 실전 역량이 있는지 분석하기 어렵다”며 “다만 이번 미사일을 잠수함에 탑재하지 않더라도 향후 북극성 2형처럼 지상기반으로 개조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루이스 소장은 일각에서 개량형 KN-23을 이스칸데르형 미사일로 분석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외형과 미사일 후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무기는 전혀 다른 종류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위성분석 선임연구원 겸 한국석좌는 VOA에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SLBM의 전투부 덮개(Shoud) 모습은 기존과 달라졌지만 북한은 항상 이 같은 향사에서 위장과 은닉, 속임수를 활용했다”며 “따라서 단순히 전투부 덮개의 외형만으로 역량의 차이를 평가하는 것은 금물이며 이번에도 속임수를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지상 기반으로 개조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위성사진에서 북한 내 해상과 지상 기반형 미사일을 상호운용하려는 목적의 기반시설 건설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으며 북한이 이미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이동형차량(TEL)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방향성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라고 했다. 이어 “이번 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지만 사실일 경우 지상기반으로 개조하는 것이 미사일의 생존성 측면이나 운용 비용면에서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VOA에 “실제 북한의 잠수함 건조 수준이나 증명되지 않은 역량을 고려할 때 지하시설 격납고(사일로) 등에서 발사하는 방식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며 “만일 지상기반으로 개조하더라도 기존 화성12형과 차별성이 없으며, 이는 북한의 미사일 공개 의도가 이웃나라들에 대한 위협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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