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6일 가나해역서 마린711호 피랍, 한국선원만 빼고 귀환
나이지리아 해적, 40여명 선원 금품 빼앗고 5명 억류한채 도주
3월31일 靑 문자로 알려진 청해부대 급파…"文 28일 귀국후 지시" 의문
4월1일 오후까지 납치세력 연락 안돼, 문무대왕함 16일 도착할듯
선원송출회사, "해적들이 협상 위한 접촉 오지 않는 상태"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 3명이 탑승한 어선이 피랍돼 소재 불명이라고 닷새 뒤인 31일(한국시간)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가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현지로 급파했다는 등 공식 대응도 같은날 나와 '정부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졌는지를 둘러싼 의혹이 일고 있다.

사건 발생이후 1일 현재까지 엿새 째이지만 피랍자들의 위치와 상태, 납치 세력의 신원과 구체적인 요구사항 등이 파악되지 않고 있어 정부는 여전히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까지 납치 세력과의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무대왕함은 탄자니아 인근 해역을 통과하고 있으며 이달 16일쯤 사고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하에, 합동참모본부가 당일 오전 오만 살랄라항 앞바다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문무대왕함을 피랍 해역으로 이동하도록 지시하고 경찰 영사를 보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주변국에도 도움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3월 31일 이런 사실을 청와대 출입기자단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렸다. 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가나 해역에서의 우리 어선 피랍 사건을 보고받고 지난 28일 귀국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구조 지시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같은날 외교부는 "가나 해역에서 26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2시30분)쯤 우리 국민 3명이 탑승한 어선(마린 711호)이 피랍된 것으로 추정돼 현재 소재를 최대한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배에는 선장, 항해사, 기관사 등 한국인 3명과 주로 가나 국적인 선원 40여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해적 9명은 마린 711호를 납치하기 전 그리스 선적 선박 2척을 탈취하려다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외국인 2명을 납치·억류 중이었다.

해적들은 억류 중이던 외국인들을 마린 711호에 태운 뒤 나이지리아 해역 쪽으로 이동했다. 나이지리아 해군 항공기의 경고를 받자 해적들은 나이지리아와 베냉의 경계 해역에 한국인 3명과 그리스인 1명 포함 외국인 2명을 하선시켜 자신들의 스피드보트에 태우고는 선원들로부터 탈취한 금품, 노트북 컴퓨터 등을 갖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됐던 마린 711호는 28일 가나 테마항에 도착했고, 한국인 3명을 제외한 나머지 40명의 선원들은 모두 풀려났다. 현재까지 스피드보트 행방 및 한국인 선원의 소재는 불명인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현지 주재국 및 우방국들의 협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하면서 피랍된 우리 국민들이 무사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한국인 선원 3명이 나이지리아 해적에 의해 피랍됐다며 "우리 군은 피랍된 우리 선원들의 안전과 석방을 지원하기 위해 아덴만 해역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문무대왕함)를 28일 부로 해당지역 인근 해역으로 긴급 출동시켰다"고 사후 밝혔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린 711호로 한국인 선원을 공급한 선원송출회사 부산 '마리나 교역'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현지상황을 파악하고 들어오는 소식이 있으면 피랍 선원 가족들과 관계기관에 알려주고 있다"며 "담당 직원 외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피랍 선원 3명의 가족은 애타게 가족들의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나 교역 측은 오후 연합뉴스와의 추가 통화에서 "해적들이 아직 협상을 위해 접촉을 해오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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