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신년 기자회견으로 답하라...키워드는 ‘문책(文責)’
文, 신년 기자회견으로 답하라...키워드는 ‘문책(文責)’
  • 이세호 객원기자
    프로필사진

    이세호 객원기자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최초승인 2021.01.15 13:15:32
  • 최종수정 2021.01.15 13:1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 기자회견의 키워드는 ‘문책(文責)’]
첫째,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입장 밝혀야
둘째, 공수처 인사 개입 막겠다고 선언해야
셋째, 코로나 백신 및 병상 확보 문제 해결도
“잊혀지고 싶다”던 文...역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 지난 3년 8개월의 결과에 책임지고 답하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법원 최종심이 14일 선고됐다. 지난 2017년 3월 구속 수감된 이후 만 3년 9개월 14일(1386일)만의 결과이다. 이번 선고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관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 관심이 모인다. 그동안 청와대는 국민 여론이 중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선을 그어 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 신년 구상을 밝혔다. 신년인사회(7일)와 신년사(11일)를 통해 올해 국정 기조를 언급했다. 하지만 두 차례 발표는 일방 소통에 그쳤다. 신년사에서 정치 현안에 대한 부분은 말을 아끼고 “회복, 포용, 도약”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포용’을 언급한 것은 신년 인사회에서 ‘통합’을 강조한 것과 사뭇 결이 달라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면론이 지지율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부정적 기류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따랐다.

신년 기자회견의 키워드는 ‘문책(文責)’...두 전직 대통령 사면 입장 밝혀야

올해는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는 마지막 해이다. 단순히 한 해의 정부운영 방침을 밝히는 연두 교서 같은 형식이 돼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이번 신년 기자회견에선 현 정부 집권 이후 지난 3년 8개월 동안의 국정운영 결과에 대해 대통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 대통령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는 ‘문책(文責)’의 자리이다.

우선 문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청와대는 여론조사 기관이 아니다. 대통령의 정치행위를 여론조사에 의지한다면 대통령도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국정 책임자가 취해 서는 안되는 비겁한 방식이다.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이낙연 대표의 입을 빌려 사면을 언급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와 함께 한명숙 전 총리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여권 정치인의 향후 사면 여부도 밝혀야 한다.

공수처 인사 개입 막겠다고 선언해야...코로나 백신 및 병상 확보 문제 해결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인사청문회가 19일 예정된 가운데 공수처 출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수처가 정권 보위 기구라는 의혹을 털어내고자 한다면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정치권의 개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대통령의 선언이 필요하다. 예컨대, 구체적으로 향후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변호사의 공수처 차장 또는 수사검사 임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민변은 대표적인 친여 성향 단체이다.

코로나19 백신 늑장 수급과 미흡한 병상 확보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정부는 코로나 백신 개발에만 몰두한 나머지 해외 제약사에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데 게을렀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백신 확보는 전지구적 경쟁이었다. 현재 전세계 여러 나라가 자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도입 시기도 불확실하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백신”이란 엉뚱한 인식만 드러냈다.

지난 13일 기준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7만 명을 돌파했다. 병상이 없어서 대기 중 사망한 환자는 11명이다. 코로나에 가장 취약한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밀집해 있는 요양병원의 상황은 훨씬 더 심각 하다. 집단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감염자가 발생해도 병원 내에 격리해 일반 환자들의 감염 우려가 매우 큰 환경이다. 동부구치소 역시 재소자 2419명 중 50%에 해당하는 1214명이 확진되고 지옥 같은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재난 컨트롤타워’를 자처한 문 대통령이 이러한 상황에 책임지고 답해야 한다.

“역사는 잊지 않는다”...문 대통령, 지난 3년 8개월의 결과에 책임지고 답하라

문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은 국민들에게 두 차례 충분히 전달됐다. 청와대는 올해 연두 행사에서 신년 기자회견만을 남겨 두고 있다. 현 정부는 매년 신년인사회, 신년사, 신년 기자회견으로 이어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올해는 아마도 1월 넷째 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에 관해 입장 밝히기를 꺼렸다. ‘벼락거지’를 만든 부동산 정책 실패,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민생악화, 최악의 일자리 한파, 무리한 확장 재정으로 인한 국가부채 급증,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과 파국 등 날선 현안들이 시퍼렇게 쌓였다.

지난해 1월 14일 청와대 신년 회견 당시 문 대통령은 “(퇴임 이후)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대통령이 끝난 이후 좋지 않은 모습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잊혀지고 싶은 바램’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러나 역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집권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여섯 번째 기자회견, 이제 문 대통령이 국민의 물음에 직접 답할 차례다.

이세호 객원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