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8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야권에서는 '단일화'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밀당(밀고 당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의 입당을 거부한 데에 따른 반발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반드시 단일화를 해내겠다"면서도 "(단일화 방식에 대해) 시민이 결정하는 방식이라면 어떤 형태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최근 거론되는 '국민의힘 입당론'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前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안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를 전제로 한 것인데, 안 대표가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오 前 시장도 출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출마 후보자 접수를 공고한 후 21일까지 출마자 상대로 서류를 접수 받는다. 이제 남은 시간은 며칠 뿐이다.

야권 단일화 논의는 이미 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조은희 現 서초구청장, 김선동 前 사무총장, 나경원·이혜훈·이종구·오신환 前 의원, 박춘희 前 송파구청장 등 유력 정치인들이 합세하면서 판은 커졌으나, 안 대표가 비틀면서 '화학적 결합'은 한층 요원(遙遠)해진 형국이다.

이를 두고 안 대표에 대한 정치력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안철수 대표의 '소통능력'을 비판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장진영 변호사)의 SNS글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즉 '정치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며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했던 당시 그의 캠프에서 일했었던 중간급 실무자들의 시선은 어떠할까. 과거 그의 정무 관련 업무를 맡았다는 한 관계자는 펜앤드마이크와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당시 대선 캠프에서는 신속하게 판단하고 움직여야 하는 '결정적 순간'에 머뭇거리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2017 대선을 비롯해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했다. 개인적인 도전을 비롯해 소속정당의 몸집도 쪼그라들었다. 그 과정에서 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야권 단일화 요구를 거부하는 등 다소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결국 오신환 前 미래통합당(국민의힘 前身) 의원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지금 누가 안철수 대표님에게 박원순, 문재인에게 했듯이 양보·희생해서 불출마 하라고 강요하느냐"며 "서울시민들이 어떻게 단일후보를 결정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체적으로 밝히시라"고 촉구했다.

오 前 의원은 "안 대표님이 '이것도 저것도 싫어'하면서 시간을 끄는 사이 국민의힘 경선 열차가 이미 출발했다"며 "대통합을 전제로 한 범야권 공동경선 방안은 최소 지난주에 받으셨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22일부터 27일까시 서류 심사에 착수한다. 예비경선 후보자 발표는 오는 26일, 최종 예비경선 진출자는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여의도 남중빌딩에 위치한 국민의힘 새 당사.(사진=연합뉴스)
여의도 남중빌딩에 위치한 국민의힘 새 당사.(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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