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칼끝 피하려던 청와대, 한수원 집단 반발로 ‘대국민 기만극’ 드러나
검찰 칼끝 피하려던 청와대, 한수원 집단 반발로 ‘대국민 기만극’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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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1.01.13 18:42:44
  • 최종수정 2021.01.1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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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시민단체들이 조기 폐쇄된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대해 또 다른 ‘대국민 기만극’을 시도하고 있다. 월성 원전의 방사성 물질(삼중수소) 의혹을 강력 제기, 감사원 감사결과 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방사성 물질 유출 문제 등이 심각한 월성 원전의 조기폐쇄는 정당하다는 데 여당의 논리가 집중된다.

그러나 이는 진실을 가리려는 권력의 횡포라는 반발이 거세다. 여당의 주장이 허위라는 원전 전문가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은 월성 원전에 대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펜앤마이크가 13일 인터뷰한 원전 전문가들도 “정부와 시민단체가 문제를 침소봉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월성원전 방사성물질 누출' 공동 기자회견하는 민주당 의원들
'월성원전 방사성물질 누출' 공동 기자회견하는 민주당 의원들

한수원 사장, 노조 등 일치 단결해 여당 지도부 ‘음모론’ 정면 비판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연 이틀째 이낙연 대표의 ‘삼중수소 유출 의혹 제기’에 정면 반발하고 있다. 2018년 4월 취임 이후 줄곧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이끌어온 정 사장의 이 같은 반발은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을 빠르게 심화시키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팩트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하지 않고, 극소수의 운동가가 주장한 무책임한 내용이 비교 기준을 흐리는 식으로 확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삼중수소 유출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정 사장은 12일에도 자신의 SNS에서 "지금까지 나온 그대로 삼중수소가 원전 부지 내에서 안전하게 관리돼 왔고 문제로 회자된 외부 유출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월성원자력본부를 직접 찾아가 "일각의 방사능 우려에 대해 팩트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원칙대로 대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마치 전쟁을 지휘하는 장수와 같이 한수원 임직원의 단결을 주문한 것이다.

한수원 노조도 성명서를 발표, "여당이 검찰의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를 피하고자 정치적 물타기를 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월성 원전 조기폐쇄 과정에서 행한 오류와 조작을 은폐하고자 한수원을 공격하고 있다는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한수원은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은 모두 원전 부지 안에 위치하기 때문에 외부 유출이라고 할 수 없다"며 "비계획적인 유출도 확인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수원 내부에 일시적으로 유출된 삼중수소를 두고 마치 주변 주민들이 방사능 물질에 피폭된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제대로 진상규명을 하자는 입장이다. “민간환경감시기구나 규제기관 등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면 당연히 합동 조사기구를 발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수원 노조와 정재훈 사장의 ‘적군’은 여당 지도부

한수원의 ‘적군’은 여당 지도부이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7년 전부터 제기된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왜 규명되지 못했는지, 누군가의 은폐가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가 삼중수소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회 차원의 조사 필요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이 사건을 둘러싼 핵심 논란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해보면 해답은 쉽게 도출된다.

삼중수소는 치명적?...정범진 경희대 교수,“월성 검출 삼중수소는 음용수 기준의 0.05%에도 못 미쳐”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보다 무거운 수소를 말한다. 보통의 수소원자는 양성자와 전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삼중수소원자는 여기에 중성자가 2개씩 더 있어 세 배 무거운 수소가 된다.

삼중수소와 같이 수소보다 중성자가 더 많은 핵은 불안정하여 베타붕괴를 하는데, 베타붕괴시 방출되는 베타선은 약 6keV의 낮은 에너지를 갖기 때문에 공기 중에서 약 6mm정도 밖에 이동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베타선은 동물 피부의 표피층을 뚫지 못하고 생명체에 무해하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13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삼중수소는 해양심층수 같은 심층수를 제외한 세상 모든 물에 다 들어있는 물질이다. 우리나라에는 음용수 기준이 없지만, 월성원전과 인접한 봉길지점 지하수에서 검출된 삼중수소(4.80Bq/리터)는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1만Bq/리터)의 0.05%에도 못 미치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각국의 ‘음용수 중 삼중수소 농도 기준’은 미국이 740으로 제일 낮고, 세계보건기구는 1만이며, 핀란드는 3만, 호주는 7만4000이다. 봉길지점의 삼중수소 기준은 극히 미미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제공

리터당 17만 베크렐 삼중수소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와 MBC 보도, 전형적인 ‘침소봉대’

삼중수소 문제를 제기한 환경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월성원전 부지 내 10여 곳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중 원전 3호기 터빈건물 하부 지하수 배수로 맨홀에 고인 물에서 삼중수소가 리터당 71만3000Bq(베크렐) 나왔고, 이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배출관리기준 4만Bq의 17.8배에 달하는 수치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 12일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고준위핵폐기장건설반대 양남면대책위원회,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등이 12일 경주시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사태에 대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경주지역의 시민단체들이 월성원전 부지 방사능 누출 오염사태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월성원전 부지에 설치된 27곳의 지하수 관측 우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다량 검출됐다며, 오염수가 인근 마을과 바다로 계속 배출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지난 7일 포항MBC는 "한수원 자체 조사 결과 경북 경주 월성원전 부지가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에 노출돼 10여 곳 지하수에서 방사능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주장은 전형적인 ‘침소봉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복수의 전문가, “월성 주변 삼중수소 피폭량은 멸치 1g 섭취 시 분량에 불과”

정범진 교수는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71.3만 Bq/l는 원전부지 밖으로 방출된 것이 아니라 발전소 내에서 발생된 것이다. 게다가 액체 폐기물 처리시스템으로 회수된 것이다. 따라서 이로 인해서 환경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주민 피폭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역시 “월성 주변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6개나 멸치 1g을 섭취했을 때의 수준”이라며 “월성 방사능 이야기는 월성 수사 물타기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정치적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월성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다는 게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며 “공당의 대표가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감사원까지 흔들려는 이 태도가 정녕 책임 있는 모습인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원전 수사 방해와 감사원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찍어내기 실패한 청와대, 월성 원전 조기 폐쇄 ‘정당화’ 작업으로 선회

결국 여당이 주장하는 ‘월성 원전의 방사성 물질(삼중수소) 유출’은 과학적 근거 없이 검찰의 원전 수사를 막기 위한 ‘정치적 밀어붙이기’라는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야당 내에서도 ‘청와대 등 정부에 대한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검찰 수사 여론을 상쇄하기 위한 일종의 여론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과 그 일환으로 실행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의 주무부서는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실질적으로 정책을 지휘한 곳은 청와대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칼끝이 청와대를 겨누자 '검찰개혁'을 빌미로 윤석열 총장을 찍어내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가자, 월성 원전 조기 폐쇄를 정당화하기 위해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얘기를 흘렸다’는 분석이다.

정범진 교수는 “삼중수소 유출 문제는 뭐가 낡거나 닳아서 생긴 문제가 아닌데, 여기에 노후 원전이라고 엮는 것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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