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안철수·오세훈. 오 前 시장은 안철수 대표의 입당 및 합당 여부에 따른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가운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나경원 前 의원과 오세훈 前 서울시장(사진=펜앤드마이크 조주형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안철수·오세훈. 오 前 시장은 안철수 대표의 입당 및 합당 여부에 따른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가운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나경원 前 의원과 오세훈 前 서울시장(사진=펜앤드마이크 조주형 기자)

 

'여직원 성추행'으로 촉발된 4·7 보궐선거가 10년 전 '그때 그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특히 서울시는 10년 전 당선됐던 박원순 前 시장 집권 전후로 나눠지는 데에 관여한 나경원·오세훈·안철수 등이 다시 모이면서 이들의 '결자해지(結者解之)'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핵심은 '야권 단일화'다.

우선, 현재 서울시장 자리는 공백이다. 2011년 당선됐던 박원순 前 서울시장이 '여직원 성추행'에 연루된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서울시장은 10년만에 공석이 됐다.

10년 전 공석이 됐던 서울시장 자리는 당시 오세훈 前 서울시장이 앉아 있었다. 오 前 시장은 지난 11일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서울시장 재직 시절, 젊은 혈기에 자리를 걸고 투표를 하는 바람에 서울시민들께 정말 큰 누를 끼쳤다. 박원순 前 시장이 잘못한 걸 말씀하시면 제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가 자리를 걸었던 투표는 바로 '무상급식 찬반 투표'였다. 2011년 8월24일 열린 주민투표였는데, 2010년 무상급식 조례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면서 불이 붙었다. 서울시 예산 20조 6천억원 가운데 시설 건설 등의 비용은 삭감되는 등의 후폭풍이 일었는데, 오 前 시장은 투표율이 미달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오세훈 前 서울시장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펜앤드마이크 본사에서 천영식 대표와 신년 인터뷰를 가졌다. 2021.01.11.(사진=펜앤드마이크, 조주형 기자)
오세훈 前 서울시장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펜앤드마이크 본사에서 천영식 대표와 신년 인터뷰를 가졌다. 2021.01.11.(사진=펜앤드마이크, 조주형 기자)

 

그러나 결국 오 前 시장은 사퇴를 선언하게 됐고, 그해 10월 보궐선거를 하면서 결과적으로 박 前 시장이 집권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오 前 시장의 사퇴가 박 前 시장의 집권에 직접적 영향을 줬다고 볼 수도 없다. 당시 정치권에는 '새정치' 바람을 일으키던 '떠오르는 신예' 안철수 후보가 사퇴함과 동시에 박 前 시장을 지지해 달라고 밝혀 박 前 시장 집권에 쐐기를 박았다.

나경원 前 의원 역시 당시 국민의힘 전신(前身)인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이미 충격파를 맞은 2011 보궐선거 판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

나 前 의원은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그동안 서울시장이 있었지만, 서울 시민을 위한 시장은 없었다. 따뜻하고 포근한, 시민이 원하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前 의원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1.1.13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나경원 前 의원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1.1.13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이들 대부분은 모두 최근 홍준표 의원과 회동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일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前 의원, 오세훈 前 서울시장 모두 나와야 한다(출마). 다만, 야권에서는 한 사람이 나가야(야권 단일화) 한다"라며 "2011년의 박원순 前 서울시장은 박영선 前 후보와 단일화했다. 우후죽순 나가 '표 갈라먹기' 하면 결국 더불어민주당 좋은 일 시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알맹이'는 '야권 단일화'인 셈이다. 야권 단일화 성공 여부에 따라 선거의 승패가 갈리는 데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한편 '여직원 성추행'에 연루된 후 박 前 시장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10년 전 만났던 이들 3명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정치권의 관심도 '야권 단일화'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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