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임기 끝물을 책임질 법무부 장관으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지만, 정작 그가 의원 시절 냈던 법안들은 이미 '위헌(違憲)'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이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어 '헌법재판소 판정 뒤집기' 논란이 계속 촉발되는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기에 앞서 5일까지 펜앤드마이크가 국회와 법원을 통해 그의 이름이 올라간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2104888)'을 확인했다. 21대 국회 출범 후 이날까지 총 107건의 안건 중 과거 헌법재판소의 판정을 뒤집으려는 법안이 바로 '행정 수도 이전 안건'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해당 안건에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의 지나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조성하고 이전계획에 따라 법무부·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 등 정부기관을 이전할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해 7월21일 "행정수도완성특위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한다"며 내세운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와도 맥이 통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수도 이전'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어떻게 봤을까.

'행정수도 이전론'은 이미 지난 2004년 거론됐다가 좌초됐다. 바로 '신행정수도의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 위헌확인(2004.10.21, 전원재판부 2004헌마554)'에서 확인되는데,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2004.01.16. 법률 제7062호)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 '위헌(違憲)' 판정을 받은 과거 사례를 또다시 추진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을 맡은 우원식(왼쪽 네번째), 부단장인 박범계 의원(오른쪽 네번째)을 비롯한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 완성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이 28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세종국회의사당 이전 예정 부지를 방문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0.9.28(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을 맡은 우원식(왼쪽 네번째), 부단장인 박범계 의원(오른쪽 네번째)을 비롯한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 완성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이 28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세종국회의사당 이전 예정 부지를 방문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0.9.28(사진=연합뉴스)

 

당시 헌법재판소는 "헌법개정사항인 수도의 이전을 헌법개정의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단지 단순법률의 형태로 실현시킨 것으로서 결국 헌법 제130조에 따라 헌법개정에 있어서 국민이 가지는 참정권적 기본권인 국민투표권의 행사를 배제한 것이므로 동 권리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헌법 제130조는 헌법개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수도이전은 헌법개정이 된 이후에 가능한 사항으로, 헌법개정 없이 수도이전을 할 경우 헌법개정 조항을 어긴 것이 된다는 게 헌법재판소의 논리다.

이에 대해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던 이헌 변호사는 과거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헌법 개정 혹은 국민 투표 없이 정치권 합의에 의하더라도 수도이전법은 그 자체가 위헌"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법조계에서도 "과거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헌법재판소 등에 대한 보복심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 부단장'을 맡아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TF'에서 활동했다.

그해 7월 박 후보자는 "지난 2004년 신행정수도이전법을 구성·통과시키는 과정 속에서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당시 국민 여론은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가 좀 더 높았지만, 지금은 국민 다수가, 심지어 수도권 조차도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신행정수도 완성 안건이 올라가면 지금 헌법재판관들이 과거 관습헌법으로 내놨던 위헌 논리를 번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 완성추진단 부단장인 박범계 의원(왼쪽부터), 단장 우원식 의원,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행정수도 완성추진단 1차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0.7.27(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 완성추진단 부단장인 박범계 의원(왼쪽부터), 단장 우원식 의원,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행정수도 완성추진단 1차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0.7.27(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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