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모 장씨의 끔찍한 학대, 16개월 정인이는 췌장이 절단된 채 세상을 떠났다
당시 정인이를 치료했던 남궁인 전문의 "진짜 악마구나 생각했던 의료진도 있었다"
수많은 네티즌들 '정인아 미안해' 실검 챌린지 진행하며 정인이 추모
김상중 "같은 어른이어서, 지켜주지 못해서, 그리고 너무 늦게 알아서 정인아 미안해"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악마 같은 양부모에게 끔찍한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2일 방송된 후 네티즌들은 온라인에서 '정인아 미안해' 실검 챌린지를 진행하며 정인이를 추모했다.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왔다. 당시 정인이를 치료했던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2일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에서 "(정인이가) 심정지에서 회복한 후 CT를 찍었다. 터진 장에서 피도 났고, 염증도 심했다. 배 자체가 썩어간 것이다. 이걸 또 방치를 했다. 바로 오면 살았다. 피가 거꾸로 솟았다"며 "CT 사진을 보니까 갈비뼈 하나가 두 번 이상 부러진적도 있었다. 온몸에서 골절이 확인됐다. 16개월 아기가 갈비뼈 부러진다는 건 무조건 학대다. 이 정도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라고 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남궁인 전문의는 정인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양모 장씨에 대해선 "(양모가) 무릎을 꿇고 울면서 '우리 아이가 죽으면 어떡하냐' 소리를 크게 많이 내서 울었다. 이게 학대고 살인이라고 다 알고 있었는데 그 부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구나 라고 생각했던 의료진도 있었다"고 했다.

정인이가 하늘나라로 떠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인이의 사인이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라고 결론 내렸다.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강한 외력으로 사망한 것이다. 양부모는 끝까지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 양부는 "소파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둘째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양모 장씨는 정인이의 심폐 소생술이 이어지는 그 순간에도 공동구매로 어묵을 구매했고, 정인이가 사망하자 부검결과가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냈다. 양모 장씨는 악마도 울고 갈 악마 중의 악마였다.

경찰 조사 결과 양부모는 지난해 1월 정인이를 입양하고 10월까지 끊임없이 학대했다. 양모 장씨는 지난 3~10월 정인이를 집 또는 자동차 안에 혼자 있게 해 지난 6월부터는 상습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사실상 직무유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인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3차례 신고했지만 경찰은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방송 다음날인 3일 서울양천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분노한 네티즌들이 몰려들었다. 네티즌들은 "쓰레기 같은 경찰 놈들 너네도 공범이야" "문재인아 네가 대통령이면 검찰개혁 운운하기 전에 이런 헛짓거리 하는 경찰 놈들 개혁부터 제대로 해라" "담당 경찰들은 평생 정인이한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라" 등의 글을 올리며 경찰을 비판했다.

악마도 울고 갈 정인이 양모 장모씨는 미국에서 유학한 뒤 해외입양인을 돕는 일을 했다. 양모는 지난해 EBS '어느 평범한 가족'에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입양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축하받을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양모의 품에 안겨 있던 정인이의 모습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새하얗던 얼굴은 검게 변했고, 얼굴 표정은 뭔가 잔뜩 겁먹은 듯했다. 양모의 친정엄마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찾아가자 "우리 딸이 감정적으로 감정통제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완벽하게 키우려 했는데 그게 잘 안됐다"라고 했다. 정인이의 사진을 보여주려는 제작진에게 "나 보여주지 마세요. 무서워요"라며 줄행랑쳤다.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배우 김상중은 방송 말미에 "같은 어른이어서, 지켜주지 못해서, 그리고 너무 늦게 알아서 정인아 미안해"라고 했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로 아동 학대 근절 캠페인에 동참했다.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종이에 '정인아 미안해'라는 문구와 자신이 쓰고 싶은 말을 짧게 작성해 인증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면 된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