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부인하던 양승동, 구체적 카드내역서 나오자 뒤늦게 인정
'세월호' 당일 밤10시45분 부산 C노래방에서 법인카드로 16만여원 결제 확인
결제금액으로 볼 때 '단순 노래방'보다는 '술집성 노래방' 가능성 높아
박대출 의원 "세월호 배지달고 다니는 양 후보자, 세월호 당일 노래방 방문 제보받았다"
민경욱 의원 "추적 60분 새로운 사실도 없고 일방적 주장만 하는 편파성 방송"
오세정 의원 "석사 학위 논문 표절"...양 후보자 "인정하지만 관행이었다"
野 "법인카드 사용 내역 자료 제출하라"...與 "PD로서 취재원 보호 필요"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당일 저녁 '노래방'에 가서 법인카드로 16만1000원을 결제한 것으로 30일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양 사장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사실을 부인하다가 구체적 카드사용 내역이 공개돼 더는 발뺌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자 뒤늦게 인정했다.

양 사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 ‘국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공정성과 균형을 잃은 KBS 보도'로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세월호 참사,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관련 보도를 꼽으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 4월16일 이후 KBS 뉴스는 사고 원인을 찾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진실을 찾는 보도를 하기보다는 정부의 무능력과 잘못을 감싸고 일방적으로 변명을 늘어놓으며 확성기 노릇에 전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달 열렸던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에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색 리본 배지를 착용하고 참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 후보자의 '위선적 행태'를 둘러싼 파문이 커지면서 양 사장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30일 진행된 양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언론노조 출신의 양승동 PD가 세월호 배지를 착용한 채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에 참석한 점을 거론하며 “세월호 참사 당일(2014년 4월 16일) 저녁에 양승동 후보자가 노래방에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법인카드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양 후보자는 “기억이 없다”며 “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2014년 4월 16일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없었다”며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양 후보자는 청문회에 배석한 직원의 자료를 받고 “당일 법인 카드 사용내역이 없다”며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4월 16일 저녁에 노래방에 갔느냐, 안갔느냐를 확인하자는 건데 KBS 법인카드로 노래방 결제가 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의 질의에 양 후보자는 “안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KBS 앵커 출신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KBS 법인카드로 노래방을 못간다고 했는데 KBS카드로 노래방도 갈 수 있다"며 "왜 노래방 결제가 안된다고 했느냐"고 지적하자 양 후보자는 "조금 전에 직원들에게 알아보니까 결제가 안되는 경우도 있고, 결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PenN 취재 결과 이날 KBS 직원은 이날 양승동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당일 부산 지역 C노래연습장에서 법인카드로 16만1000원을 사용한 내역을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당시 KBS 부산방송총국 편성제작국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양 후보자가 그날 누구와 함께 노래방에 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16만원을 넘는 결제금액의 액수로 볼 때 노래만 부르는 단순한 노래방이라기보다는 술도 함께 마시는 유흥업소에 가까운 노래방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후 진행된 청문회에서 박대출 의원은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 내역을 공개하며 “이런 분이 KBS 사장으로서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겠다고 나온 후보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라며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경욱 의원도 “양 후보자는 노래방을 수차례 걸쳐 안 갔다고 했고, 법인카드도 안 썼다고 했다”며 “국회를 무시하고 경시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끝까지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사용이 한 적이 없다고 부정하던 양 후보자는 이후 카드 내역을 확인하고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제출받은 자료에서 2014년 4월16일의 카드 사용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법인카드로 써도 (회사가) 정산하지 않은 것은 출력이 안 되게 돼 있다. 회사 공금으로 나간 것은 아니다”면서 “이후 사용내역이 있는 것을 확인했고, 그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을 이날 밤 뒤늦게 인정했다. 

야당은 인사청문회 질의 전 양승동 후보자가 법인카드 사용 내역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을 놓고 "지난해 12월 강규형 KBS 전 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임됐다"며 국민의 알권리와 형평성 차원에서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당은 양 후보자는 강 전 이사와는 달리 PD로서 취재원 보호를 이유로 법인카드 사용 내역 제출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사청문회에서 박 의원은 “인사청문회도 하기 전에 (KBS 임직원을 내정한) 섀도 케비넷(Shadow Cabinet)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대로 임명이 된다면 노조 2중대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양 후보자는 “그렇게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 ‘8년 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을 놓고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방송의 편파성을 지적하며 “새로운 사실도 없었고고 근거 없는 의심만 내놓았다"며 "확인되지도 않은 특정인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방송했는데, 생존 병사에 대한 인터뷰가 있었냐"고 질의했다. 이에 양 후보자는 "앞으로 유족이나 관련된 분들을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 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바른미래당 오세정 의원은 양 후보자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오 의원은 “지난 1985년 고려대에서 받은 석사 학위 논문이 2년 전 서울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신병식 교수의 논문을 상당히 많이 표절했다”며 “문장 그대로 사용한 부분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양 후보자는 “그 당시에 관행이 있었다”며 “그런 점을 철저히 탈피하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도 양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베껴도 이렇게 베낄 수 있느냐"며 "표절이란 게 25년 전과 지금이 다르지 않다. 표절이라고 나오면 사퇴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 후보자는 "일부 옮겨쓴 부분은 인정하지만 제 이론의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활용했다"며 "저는 당시 기준으로 통과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잘못된 표절을 시인도 안하고 있다. 부적격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 후보자는 또한 양 후보자가 KBS 부산총국에 재직할 당시 사내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유승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피해자와 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다"며 "가해자에 대해서는 당시 지침에 징계 내지 징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돼 있어 그런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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