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감염 최악의 방역 실패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서울동부구치소
쇠창살 밖으로 손 내밀어 '구조 신호' 보낸 일부 재소자 색출 및 징계 추진
초기 방역 大실패...재소자 징계에만 골든타임 중시
전문가 "코로나 초기 1월부터 취약시설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했는데..."

지난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수용자가 취재진을 향해 "살려주세요" 푯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서 최악의 방역 실패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서울동부구치소가 쇠창살 밖으로 살려달라는 푯말을 내보인 재소자를 내부징계하는 수순을 밟고 있어 논란이다.

동부구치소는 창문에 쇠창살 밖으로 손을 내밀어 '구조 신호'를 보낸 일부 재소자를 상대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 구조상 창 밖으로 손을 내밀기 위해선 시설물 파손이 불가피해 이에 대해 합당한 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동부구치소 관계자는 "구치소 창문에는 고정식 방충망이 설치돼 있다"며 "당시 시설물을 파손한 수용자를 찾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용자 징계 등)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구치소 재소자들과 그들의 가족 사이에선 "창문에 수건 흔든 사람들을 '기물 손상' '감염법 위반' 등으로 징벌에 추가(조치)까지 생각 중이라고 한다", "그 사람들 방은 다 깨고 (분리하고) 싹 조사수용 했다더라", "창문에서 손 흔든 사람을 징계하고 기물 파손 혐의 등 죄를 추가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는 등의 얘기가 돌고 있다.

교정당국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서 골든타임을 다 놓쳐놓고 외부에 도움을 호소한 수감자 색출 및 처벌에는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교정당국은 격리 수용 및 전수검사 시점 등에서 모두 제때를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재소자들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거나 감기약만 제공했다는 증언 역시 속출하고 있다. 법무부는 예산 및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때문에 교정당국이 일부 재소자 징계에만 골든타임을 중시하는 것 아니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아주 무책임한 방기로 볼 수 밖에 없다. 어떻게 민간 기관도 아니고 국가가 운영하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코로나 초기 1월부터 그렇게 교정시설과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했다. 준비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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