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의 저자 홍지수 씨, 정규재 대표와의 대담에서 밝혀
"PC를 '정치적 올바름' '정치적 正道'로 번역하면 좌익의 용어전술 혼란에 말려드는 것...'정치적 사기'로 부르자"
PC는 ‘피억압자’에 대한 무조건적 인정과 관용을 강요하는 문화적 병리현상...뿌리는 마르크시즘
PC에 염증을 느낀 미국인들, '엿이나 먹어라'는 심정으로 트럼프에 표 던져
PC가 휩쓸고 있는 한국의 미래는?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저자 홍지수 씨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저자 홍지수 씨

‘트럼프 발작(Trump Tantrum)’이란 신조어가 있다. 2016년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것이란 일반적인 예측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자 세계 경제가 화들짝 놀란 현상을 말한다. 그만큼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의 저자 홍지수 씨는 29일 정규재TV에 출연해 정규재 펜앤드마이크(PenN) 대표 겸 주필과의 대담에서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세밀한 분석을 풀어놓았다.

현재 번역가로 활동 중인 홍 씨는 이날 대담에서 “재작년 여름 트럼프를 비판하는 책의 번역을 의뢰받고 번역자 입장에서 좀 더 자세하게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유튜브와 신문 등을 찾아보다 미국의 주류 언론이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당시 우리나라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한창이었는데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양국의 언론이 참 말이 아니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 그녀는 “소는 누가 키우나 하는 답답한 심정에 나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평범한 미국인들이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천박하고 상스러운 꼰대’로 매도당했던 트럼프를 찍게 되었을까.

●어디서 굴러온 물건(?)인가...PC의 계보

홍 씨는 “트럼프가 당선된 이유는 미국 사회 곳곳에 찌든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정도)에 대한 미국인들의 혐오와 역겨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말로 ‘정치적 정도(正道)’ 또는 ‘정치적 올바름’으로 번역되는 PC는 이른바 ‘소수자’ ‘약자’ ‘피억압자’ ‘피해자’에 대한 무조건적 인정과 보호, 관용을 강요하는 병리적 문화현상을 뜻한다. PC가 만연한 사회는 전체주의적이고 집단적인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비판이나 반대 의견이 허용되지 않는다. 설령 그것이 정당한 비판일지라도 말이다. 예를 들어 서구사회에서 흑인이나 이슬람, 동성애, 트랜스젠더에 대한 비판을 입에 올리는 순간 당신은 ‘혐오주의자’ ‘차별주의자’ ‘꼰대’ ‘극우’ 등으로 낙인찍힌다. 도덕적 비난과 경멸뿐만 아니라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갈 수도 있다.

홍 씨는 “트럼프의 당선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미국 정치계와 언론계, 학계, 문화계, 재계, 연예계에 만연한 PC와 좌파 기득권층에 염증을 느낀 미국인들이 ‘엿이나 먹어라’는 심정으로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PC의 뿌리는 마르크시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사시 전 세계 프롤레타리아가 대동단결해 유럽을 순식간에 혁명화할 것이라 예측이 1914년 1차 세계대전에서 빗나가자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이 계급이익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리는 서구문명을 파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루카치와 그람시는 문화혁명을 위해 각각 급진적 성혁명과 진지전을 주장했다. 헝가리 볼셰비키 정부 문화담당관 자리에 오른 루카치는 부모와 학교의 권위, 가족에 대한 애정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급진적인 성교육을 시행했다. 홍 씨는 “우리나라의 학생인권조례는 루카치의 성해방 작업과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했다. 그람시는 부르주아가 거머쥔 헤게모니를 빼앗기 위해 정치, 사회, 학계, 문화계 등 각 사회 영역에 침투해 사회주의 사상으로 대중을 계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인 마르쿠제는 1933년 미국으로 망명 후 콜롬비아 대학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으로 미국을 파괴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홍 씨는 “정치적 정도, 정치적 올바름이란 PC의 정서를 퍼뜨린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 바로 마르쿠제의 ‘억압적 관용(repress tolerance)’”이라고 했다. ‘억압적 관용’이란 표현의 자유는 그 자체로 선(善)이 아니며, 좌익의 진실을 확산시키고 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우익의 오류와 주장을 적극적으로 ‘억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후 자크 데리다와 주디스 버틀러로 상징되는 프랑스 68세대 즉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 마르크시즘은 혁명의 주체를 기존의 노동자에서 사회적 소수자로 바꾸고 ‘세상에 어느 것보다 나은 가치는 없다. 모든 가치와 문화는 동등하다’는 절대적 상대주의와 비판이론을 장착한 서구문명 해체를 목적으로 하는 문화 이데올로기로 변신한다.

부르주아로 대변됐던 지배계층(억압자)은 서구문명과 기독교, 백인, 이성애자, 남성으로 외연이 확장됐다. 피지배계층(피억압자)은 프롤레타리아에서 비서구문명(이슬람), 유색인종, 성소수자, 여성으로 확장됐다. 홍 씨는 “피지배계층은 언제나 도덕적으로 우월하고, 객관적 진실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피억압자의 주관적 경험과 인식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태도인 PC는 이렇게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PC 사용법

피억압자 예를 들어 이슬람이나 동성애에 대한 비판은 ‘이슬람 포비아’ ‘호모포비아’ 즉 증오·혐오표현에 해당한다. PC에서 벗어난 발언은 싸잡아 ‘언어폭력’으로 간주된다. 사회적 비난과 경멸, 해고, 법적처벌 등과 같은 철저한 응징이 뒤따른다. 홍 씨는 “집단 간 차이와 격차는 오직 승자의 억압과 차별에 기인하는 것으로 매도당한다”며 “도덕적 우월감에 심취한 패자들의 연합 집단은 또다시 새로운 적을 향해 적개심을 표출하는 과정을 무한 반복한다”고 했다. ‘기회의 평등’에 대한 요구는 ‘결과의 평등’으로 변질되고 억압집단에 대한 적극적 차별정책이 시행된다. 심지어 억압자를 정신병자로 간주해 교화와 치료대상으로 규정하는 일도 벌어진다.

●망가진 미국의 언론

“트럼프는 자기만 아이스크림 두 덩어리 먹고 다른 사람들은 한 덩어리만 준다(2017년 5월 12일 CNN 보도)”

“트럼프가 방금 트윗을 날렸는데 맞춤법이 틀렸다(2017년 7월 19일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

“트럼프는 하루에 8시간 TV를 시청하고 다이어트 콜라를 12캔 마신다(2017년 12월 12일 워싱턴포스트 보도)”

한국에 ‘기레기’가 있다면 미국엔 프레스티튜트(presstitute·매춘언론)가 있다. 홍 씨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ABC, NBC, CBS 지상파 3대 방송과 CNN, MSNBC, CNBC 등 유선방송 그리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의 일간지와 살론, 폴리티코 등 수많은 인터넷 언론은 민주당 힐러리 후보의 선거 운동원이자 치어리더였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이긴다고 기정사실화 해놓고 자신들의 편견을 대중에게 주입시키기 위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모욕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홍 씨는 “힐러리가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진 이유는 여성 차별 때문이라는 정신 나간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며 “클린턴 재단의 비리 등 온갖 부정부패와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안하무인에 철면피인 힐러리가 거물 정치인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은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바마는 “인종차별이 미국인의 DNA에 새겨져 있다”며 평범한 백인 다수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을 부추기는 대신 소수자와 유색인종의 지지를 챙겼다.

●PC를 등에 업고 유럽을 점령한 이슬람

PC의 세례를 받은 유럽 기득권층은 40여년 전 이슬람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면서 무슬림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 그들의 눈에 이슬람은 '억압받는 자' '피해자' '소수' '약자'로 비춰졌다. 이슬람에 대한 비판은 허용되지 않았다. 이슬람을 비판하는 사람은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혔다. 이슬람 이민자가 일으키는 성폭력과 테러, 유아강간, 여성학대, 조혼 등의 문제는 '인종차별적 편견'으로 매도당했다. 그 결과는?

이슬람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게토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이슬람 율법 즉 샤리아법에 따른 자치 사법권, 자치 경찰관을 주장했다. 영국에만 현재 약 130개의 샤리아 법정이 존재한다. 이슬람 이민자들은 서구 복지국가의 복지 혜택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덴마크의 이슬람 인구는 전체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총 복지지출의 40%가 이들에게 돌아간다. 홍 씨는 "지난 30여년 동안 '인종차별'이라는 담론이 영국을 완전히 지배하면서 영국 소녀들을 유린하는 이슬람 성매매 폭력단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힐 것이 두려워 아무도 이를 지적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PC가 휩쓸고 있다...위기의 한국

홍 씨는 서구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던 PC의 3가지 정책을 문재인 정부가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문 정부는 최근 개헌을 통해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변경하고, 망명권과 난민권을 신설하며, 젠더 이데올로기를 확산하는 성평등 정책을 적극 시행하려 한다. 

홍 씨는 "기본권의 주체를 사람으로 바꾸고 불법체류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게 되면 좌익의 지지층은 확충되고 국가는 해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망명권과 난민권의 신설도 유사한 결과를 불러온다. 이슬람의 이민을 대거 수용한 결과 기독교는 약화시키고 사회는 해체하며 좌익 지지층은 늘어나게 된다. 헌법에 '성평등' 조항을 삽입하게 되면 타고난 남녀 성별 외에 수십 가지 종류의 다양한 사회적 성(性) 즉 젠더를 모두 인정해야 한다. 이에 따른 사회혼란과 가족해체, 국가해체는 불을 보듯 뻔하다. 

홍 씨는 "사회적 기본권을 확대해 보편적 복지를 확장시키면 개인은 자신의 삶을 국가에 의존하게 되고 국가에 감히 저항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개인의 차이와 다양성은 파괴되며 획일적인 집단주의가 팽배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헌법 개정은 국가적 재앙”이라고 했다.

홍 씨는 이날 대담에서 “PC를 ‘정치적 정도’ ‘정치적 올바름’으로 번역하는 것은 좌익의 용어혼란 전술에 말려들어가는 것이라 고민이 됐다”며 “PC를 알파벳 이니셜 그대로 쓰되 ‘Political Con Art(사기)’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홍지수 씨는 연세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했다.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과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국제하대학원,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전 KBS 앵커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정부정보통신부 차장, 리인터내셔널 무역투자연구원 이사 등을 거쳐 현재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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