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으로 이긴 윤석열 vs 정치공학으로 실패한 황교안
뚝심으로 이긴 윤석열 vs 정치공학으로 실패한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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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8월 취임직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8월 취임직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성탄 전야인 24일 밤, 윤석열 검찰총장이 낸 정직 2개월 징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윤 총장에 대한 국민적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윤 총장을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에 넣어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 자체를 직무배제 및 정직 2개월 징계 사유로 삼았다. 하지만 법원은 두 차례 모두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총장 인기 이재명 이낙연 등 여권 주자와 더불스코어 차이로 치솟을 것”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총장이 실제로 정치, 다음 대선판에 뛰어들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윤 총장을 잘아는 지인들의 평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한 발언을 두고 정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당시 국감 발언에 대해 “(검찰총장) 퇴임 후 개 세 마리나 키우며 살겠다는 답변을 할 수는 없지 않았느냐”고 최근 윤 총장이 해명했다는 보도도 나와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확실한 것은 청와대와 추미애 장관이 앞장서고 여당이 총 동원돼 벌어진 무법(無法) 무도(無道)한 찍어내기에 맞서 법치의 수호자가 된 윤 총장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초 여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때 송두율 교수 사건과 관련,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수사지휘를 당하자 검찰조직 및 본인의 명예를 위해 자진사퇴한 김종빈 검찰총장처럼 윤석열 총장도 어느 정도만 흔들면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 총장 혼자서 뚝심으로 이겨낸 ‘고독한 승리’

하지만 결과적으로 윤 총장이 보여준 뚝심은 그야말로 ‘고래심줄’보다 강했다. 추미애 장관과 법무부, 대검내 추(秋라)인이 벌여온 온갖 공작, 직무배제 조치에 맞서 ‘5전5승’을 거뒀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항복하고 사표를 던졌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신의 한수’라고 자찬했던 정직 2개월 징계다. 아직 임기가 어느 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기도 어려울 것이고 그 사이 검찰 인사를 통해 윤 총장을 식물총장으로 만들면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정직 2개월 징계만 확정돼도 물러날 것이라고 본 여권 인사 및 친여권 법조인도 많았다고 한다. 윤 총장이 정직 2개월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재가후 소송을 내자 “감히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운운하는 반응이 나온 것은 이런 전망이 어긋난데 따른 당혹감의 표현이었다.

이런 과정을 두고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오로지 윤 총장 혼자서 뚝심으로 이겨낸 고독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권 주자를 더블스코어로 압도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정치분석가 최우영씨는 “두차례 법원의 판단으로 시시비비가 명확해진 윤 총장 찍어내기에 대한 동정여론,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씨에 대한 수사의 정당함을 인정한 판결, 백신확보 실패 등으로 인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등을 감안하면 윤 총장의 지지율은 치솟고 여권 주자들은 하락해서 격차가 두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공학자들과 손잡은 황교안의 ‘박근혜 지우기’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화려한 스펙을 쌓고 탄핵으로 위기에 처한 보수정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황 전 대표가 궤멸 직전으로 내몰린 보수의 희망으로 주목을 받았던 것은 스펙과 반듯한 모습 등 신언서판(身言書判) 뿐 아니라 박근혜 전대통령이 그를 특별하게 발탁했던 관계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감출 수 없는 박근혜 정부의 황태자였던 것이다.

정계에 입문한 뒤, 그는 여의도 바닥의 정치공학자들과 손을 잡았다. 황 대표를 조언한 정치공학자들의 우선 순위는 보수의 전열을 가다듬고 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들은 “황 대표에게 최대의 걸림돌, 리스크는 박근혜 대통령과 공안검사 경력”이라거나 “중도쪽으로 다가가는 것이 황 대표 본인과 당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후 황 전 대표는 당 대표 경선 과정 및 대표 취임 후에도 박 전대통령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행보를 거듭했다. 심지어 본인이 법무부장관으로 직접 소송 당사자로 참가해 얻어낸 통진당 해산건에 대해서도 가급적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공학에 휘둘린 황 대표의 행보는 지난해 광화문 집회에 참여와 불참, 지지와 거리두기로 오락가락하는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가을 단군이래 최대 인파가 모였던 반문재인 투쟁의 열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뒤늦게 추위속에 국회와 청와대 앞을 오가며 단식투쟁을 하다가 본인의 몸만 상하고 말았다.

황 대표는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중도확장을 위해 김종인 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끌어들였다.

자기 당 후보가 부적절한 언행을 해도 온갖 궤변으로 옹호하면서 선거판을 흔들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황 대표와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언론이 조금만 떠들어도 자기 후보에게 칼을 꽂았다.

광화문 집회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중도확장을 권했던 언론은 애당초 황 대표와 미래통합당의 편이 아니었다.

결국 황 대표 본인과 당은 참패하고 여권에 180석을 만들어 줌으로써 지금 벌어지고 있는 ‘2020 문재인판 신형독재’의 길을 열어 주었다.

4·15 총선때 황 대표가 어떤 노선을 취했던간에 총선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북미 정상회담에 코로나19 돈풀기, 언론 등 운동장의 기울기가 워낙 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황 전 대표는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걷어차 안철수 유승민 등 고만고만한 인물들과 별 차이가 없어져서 보수 정치권의 대안으로 거론되지 못하고 있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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