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는 아메리칸 핏불테리어...싸우기로 한 상대와 맞붙었으면 끝장을 봐야
文, 2020년 1월 법무장관으로 秋 투입...곧장 윤석열 물어뜯기 시작
인사학살, 특수부 수사 무력화, '검언유착' 프레임, 수사지휘권 발동
웬만한 사람이면 그칠 법도 한데 쉼없이 1년 간 계속 물어뜯은 秋
文, '尹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이라는 흰 수건 던져...秋, 싸움판에서 끌려나와
공수처에 민변 출신 핏불테리어들 득시글거릴 것...文의 다음 투견은 누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아메리칸 핏불테리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메리칸 핏불테리어는 일상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맹견으로 유명합니다. 아메리칸 핏불테리어는 한번 물면 옆에서 누가 말려도 놓지 않고, 심지어 자기 살점이 떨어져나가 위험한 상태가 돼도 놓지 않습니다. 추미애 역시 아메리칸 핏불테리어처럼 싸우기로 한 상대와 한번 맞붙으면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습니다. 누군가 흰 수건을 던져주기 전까지는 말이죠.

추미애는 2020년 1월 3일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합니다. 취임식에서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고 했습니다. “법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검찰의 제자리 찾기’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도 했죠. 판사 출신의 다선 의원으로 민주당 대표까지 지낸 인물이 조국 다음의 법무장관으로 임명되자 정치권 안팎에선 추미애와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혈투가 시작되리라 예측했습니다.

추미애는 1월 8일 1차 인사학살로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던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킵니다. 윤석열의 측근 참모로 알려진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도 이 때 지방 한직으로 밀려납니다. 윤석열은 고립됐고 가까운 참모진부터 조국이나 추미애 라인 검사들로 채워집니다.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이 한동훈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자리를 이어받습니다.

추미애는 이미 1월 9일 “지휘감독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랍니다”라고 조두현 당시 법무부장관정책보좌관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매일경제신문 카메라에 딱 걸렸죠.

추미애는 1월 21일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합니다. 윤석열과 특수부 수사의 힘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거죠. 조국 일가 뿐 아니라 이번 정권 인사들이 사모펀드와 연루된 것은 부지기수입니다. VIK와 신라젠, 그리고 라임과 옵티머스 역시 잘 아실 겁니다.

3월 31일. 난데없이 MBC가 총선을 앞두고 ‘검언유착’ 프레임을 꺼내듭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함께 이철 전 VIK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겨냥했다는 겁니다. MBC가 호각을 불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에 들어갑니다. ‘검찰개혁’ 외치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조국 라인으로 분류되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등이 ‘검언유착’ 프레임에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을 엮어 넣습니다. 한동훈은 부산지검에서 진천 법무연수원으로 쫓겨납니다. 추미애는 자신의 SNS에서 ‘검언유착’이라 규정했고, 7월 1일 국회 법사위에서 이를 단언하기까지 했습니다. 다음날인 7월 2일 추미애는 이 사건에 대해 윤석열이 수사지휘를 해선 안 된다며 역대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습니다. 윤석열은 다음날 검사장회의를 거쳐 추미애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묵살됐습니다.

애초부터 추미애는 오매불망 ‘윤석열 물어뜯기’에만 혈안이었습니다. 국민들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대놓고 무시하고 비웃는 충격적 모습들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추미애는 6월 25일 한동훈과 윤석열을 동시에 때리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친정인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모임에서 말이죠.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는 일해본 적이 없다” “검찰청법에는 장관이 총장에게 구체적인 지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동안 추미애는 아들의 군 휴가 특혜 논란 등으로 입지가 흔들리는 듯 했습니다. 야당과 언론에서 집중 공격을 했고 여당 내에서도 진퇴 문제가 거론됐지만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죠. 추미애의 영향력 하에서 서울동부지검은 몇 달 간 시간을 끌다가 해당 사건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립니다.

10월 20일 감사원은 월성원전 1호기 가동 중단 결정 과정에서 산업부와 한수원이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면서 검찰에 수사의뢰를 합니다. 원전 수사는 수사의 칼날이 문재인 대통령으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급해진 추미애는 11월 3일 법무부 감찰규정을 비밀리에 기습 개정합니다. 감찰위원회를 거치지 않고도 징계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이런 와중에 추미애는 윤석열의 원전 수사를 “정치인 총장의 공격”이라고, “정치적 야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하합니다. 윤석열이 특활비를 부당 집행했다며 물어뜯었다가 오히려 자기 휘하의 심재철이 격려금을 현찰로 돌린 사실이 드러나 망신을 사기도 했죠. 웬만한 사람이면 이쯤에서 그칠 법도 한데 추미애는 계속 물어뜯습니다. 아직은 흰 수건을 던져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마침내 추미애는 11월 24일 윤석열을 직무정지시키고 징계위에 징계 청구를 합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일단 윤석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럼에도 물러섬이 없는 추미애! 추미애는 99%의 검사들이 윤석열 징계에 반대한다며 들고 일어서는데도 아랑곳없이 밀어붙이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기어이 윤석열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이끌어냅니다. 그새 국회에서는 슈퍼여당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문재인은 다음날 국무회의에서 공수처 출범안을 공포했습니다.

추미애는 12월 16일 문재인이 윤석열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이라는 흰 수건을 던져주자마자 싸움판에서 끌려 나옵니다. 윤석열이 먼저 싸움판에서 끌려나오는 모양새인데다가 자기 못잖을 민변 출신의 핏불테리어들이 공수처에 득시글거릴 테니 더 있을 이유가 있나요. 맷집 좋은 윤석열은 판이 바뀌는 것 같아 살짝 당황하면서도 이내 다음 라운드까지 버티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그러든 말든 이제 추미애의 역할은 끝났습니다. 앞으로 문재인을 흡족하게 해줄 다음 투견으로는 누가 있을까요.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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