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당시 日 총리, 지난 6월 "미국 제약사들과 백신 확보 위해 교섭 진행중" 밝혀
일본 정부, 2021년 6월 이전 최소 1억4500만명 분 투여 가능한 백신 공급 받기로 해
내년 2월 의료계 종사자들부터 백신 접종 시작...4월경부터는 일반 국민 접종도 가능
靑, "文 대통령, 지난 4월부터 백신 확보 지시"...외국 제약사 백신 관련 지시는 올해 9월 이후
발빠르게 움직인 일본·싱가포르 등과 달리 국내 백신 개발에 목멘 韓, 백신 확보 소식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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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생노동성.(사진=연합뉴스)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백신 확보가 늦어졌다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부터 관계 기관에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확보를 지시했다는 청와대 해명이 나와 더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국내 백신 개발에 집착하다가 정작 외국 제약사들의 백신 확보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은 지난 6월 이전부터 백신 확보를 위한 장기 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복수의 제약사들과 백신 공급 계약까지 마친 상태다.

청와대는 22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 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으로 ‘백신 관련 서면 브리핑’ 자료를 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 자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부터 ‘충분한 백신 확보’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자료의 내용을 검토한 결과 청와대가 공개한 지난 4월9일부터 12월9일까지의 기간 중 해외 백신 구매 관련 지시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2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해 10차례가 넘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주장”이라며 “대통령이 10번도 넘게 지시해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말을 안 들어먹었다는 얘기가 하고 싶었던 건가”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같은 날 “대통령은 말로만 백신을 확보하라고 지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서 본인 책임 하에 백신을 구해야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확보와 관련한 청와대의 늦장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웃 나라인 일본은 복수(複數)의 외국 제약사와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마치고 백신 접종 시기를 조정 중에 있다. 올해 6월 이전부터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사들과의 교섭을 진행해 백신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결과다.

이베 신조(安倍晉三) 당시 일본 총리는 지난 6월14일 모(某)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백신 확보를 위해 제약사들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올해 연말에라도 접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은 8월 말까지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와 영국의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등 3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사로부터 2021년 6월 이전까지 최소 1억4500만명에게 투여 가능한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일본 국적자 모두에게 접종이 가능한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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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前) 일본 총리.(사진=로이터)

일본 정부는 이르면 내년 4월부터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시 중증화 위험이 높은 고령자 3천만명 내지는 4천만명에게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가장 높은 의료 종사자들에게는 2월 하순부터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아베 총리는 사임 직전인 지난 9월8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확보를 위해 6714억엔(한화 약 7조2000억원)의 예비비 지출을 각의 결정하는 등 백신 확보 및 전 국민 백신 무료 접종 관련 예산 확보에 발빠르게 움직였다.

싱가포르 역시 백신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물량을 조기에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로써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초의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확보 국가가 됐다. 이와 관련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14일 총리를 열고 “2021년 3분기(7~9월)까지 모든 사람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자국민은 물론 싱가포르에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들에게까지 무료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미 ‘화이자’ 백신을 확보한 미국 역시 같은 백신을 최소 수천만 회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추가로 공급받기로 한 것이 22일(현지시간) 확인되기도 해, 아직 구매 계약을 확정하지 못한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한편,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모범국으로 손꼽힌 중화민국(대만)에서는 253일만에 첫 지역 감염자가 확인됐다. 대만에서는 사태 발발 지금까지 766명의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627명이 완치됐고 7명이 사망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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