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8시경 中 군용기 4대가 이어도 방면에서 진입해 독도 방면으로 빠져나가
외교부·국방부, 중·러 양측에 유감 표명하고 재발 방지 촉구...日도 경계 태세 강화
러시아 국방부 "국제법 위반 사실 없었다...양국군의 공동 작전 실행 능력 향상시켰다"

한반도 주변국들의 방공식별구역 현황.(출처=위키피디아)
한반도 주변국들의 방공식별구역 현황.(출처=위키피디아)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공군이 동중국해 상공에서 합동 비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중·러 양국 군용기가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군용기가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을(KADIZ)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이란 타국 비행기의 자국영공 침범을 방지하고 타국 군용기와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공역으로, 국제법상 ‘영공’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H-6 폭격기 등 중국 군용기 4대가 이어도 서쪽에서 KDIZ로 진입했고 이 가운데 2대는 울릉도 동쪽을 지나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합류, KADIZ를 이탈했다. 이후 중국 군용기와 만나 KADIZ를 벗어났던 TU-95 폭격기 2대는 이탈 경로를 따라 되돌아오면서KADIZ로 다시 진입했다가 독도 북동쪽 방면으로 탈출했다. 양국 군용기들이 모두 KADIZ를 벗어난 것은 이날 오후 3시 20분경이었다.

이에 군은 F-16K 전투기 등을 출동시켜 경고 방송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을 추적·감시했다. 중·러 양국의 군용기들이 KADIZ를 침범한 것은 1년 5개월여 만의 일로, 외교부와 국방부는 중국과 러시아 양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합참은 “이 군용기들이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며 “중국 측은 이날 KADIZ 진입 전 한·중 간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군용기들은 무단으로 진입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일본 방위성 역시 이날 중·러 군용기가 일본 주변 상공(上空)을 공동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측은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전투기 스크램블을 긴급 발진시켜 경계 작전을 펼쳤으나 중·러 양국 군용기에 의한 일본 영공 침범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NHK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방위성은 중·러 양국의 군용기가 합동 비행을 한 목적을 분석하는 한편 이번 합동 비행을 특이한 움직임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국방부는 “(중·러) 양국군의 (이번 비행 훈련은) 연도협력계획에 따른 것으로, 제3국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국제법의 규정을 엄밀히 따라 행동하며 타국 영공을 침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양국군의 공동 작전 실행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월 중·러 양국의 군사동맹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이론적으로는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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