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 겹친 文의 지지율 폭락과 '대깨문'들의 연이은 갈등...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대깨문)' 이 요상한 말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지난 19대 대선부터 문 대통령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자신들을 자랑스럽게 표현하던 유행어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계속해서 '실정(失政)'을 거듭하자 한때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정상적인 국민들이 하나하나 '반문(反文)'으로 돌아섰고, '대깨문'은 조롱의 유행어로 급전직하했다. 심지어 최근 일부 '대깨문'들은 '대깨문'이 일베에서 퍼뜨린 유행어라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깨문'들은 도대체 왜 '대깨문'을 부끄러워하게 됐을까? 답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쳤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물론 나쁜 의미로 말이다. 정치는 180석 거대 여당을 앞세워 야당은 대놓고 무시한 채 공수처법, 5.18 왜곡처벌법, 자치경찰법, 국정원법 등 장기간의 논의가 필요한 논란의 법들을 날치기 처리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시켰다.

사회는 전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방역 실패와 책임 전가로 2020년 12월 현재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 등 온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매일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망하고, 청년실업자들은 폭등하고 있다. 반면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아파트값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아 평범한 2~30대 청년들은 아파트를 매입할 꿈도 꾸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나라를 이렇게 엉망으로 만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폭락할 수밖에 없다. 최근 리얼미터,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직무수행 지지율이 각각 36.7%, 38%를 기록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 대통령을 '신'처럼 떠받드는 '대깨문'들을 정상적인 국민들이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건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대깨문' 대표 주자들의 갈등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철옹성 같던 '대깨문'들의 집단 우정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대깨문'의 원조로 불리는 '나는꼼수다(나꼼수)' 멤버였던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김용민 이사장은 주진우 전 기자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을 문제 삼으며 "그가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다. 윤 총장이 강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시절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회동할 때 주 전 기자도 합석했다. 증언에 따르면 총 4명이 있던 이 자리에서 주 전 기자는 윤 총장에게 '형'이라고 호칭하며 양 전 원장에게 반농담조의 충성맹세를 요구했다. (이게) 장난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나"고 비판했고, 해명도 요구했다.

주 전 기자는 이에 "(김 이사장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양 전 원장에게 윤 총장을 소개시켜주고 충성맹세를 시켰다? 존재하지 않는 장면, 존재하지 않는 말을 누가 보고 들었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김 이사장을 향해 "전화 받으라"고도 했다. 두 사람은 법정 다툼까지 벌일 모양새다. 주 전 기자의 반박에 김 이사장은 "제 공개질의를 소설로 규정했는데 주 전 기자가 저에게 송사를 걸어오면 제 질의가 타당했음을 입증하겠다. 형사고소할 경우 검찰에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본안을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숙명여고 동창이자 가까운 친구 사이로 알려진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난해 '조국 수호'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이종원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대표의 파열음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이 싸움은 손혜원 전 의원이 이종원 대표를 향해 "개총수 이종원의 배신이 아니었다면 열린민주당은 없었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이 대표는 "평소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연하게 'XXXX'라고 하시는 분"이라며 "문빠이기에 함께 할 수 없었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이후 또다시 "김정숙 여사에겐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말을 서슴없이 하시는 분. 김종인에게는 '박사님 박사님' 하시는 분과는 함께 할 수 없었다. 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변명하실 거면 고소하라"고 2차 폭격을 가했다. 손 전 의원은 이에 "이종원의 허위사실들 캡처해서 제 페메(페이스북 메시지)로 보내달라"며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한다"고 했다.

진짜 '대깨문'들은 아니지만 지난해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문재인 정부의 위선에 환멸을 느끼고 돌아선 개념 있는 진보 인사들도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서민 단국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 등 문 정부가 들어선 직후에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에 가까웠던 몇몇 진보 인사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는 책인 '조국 백서'에 맞서 '조국 흑서'를 발표해 국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진중권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정부의 끝없는 '내로남불'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문재인 저격수'로 자리 잡았다.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자 '대깨문'들의 분열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모든 권력은 유한하기에 문 대통령의 권력 역시 1년 5개월여 후면 끝을 맺는다. 1년 5개월여의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대깨문이 정신을 차릴지, 아니면 서로 치고받고 싸우며 점점 줄어드는 권력을 두고 이른바 '개싸움'을 펼칠지 정상적인 일반 국민들은 그저 재밌게 구경하면 될 것 같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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