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백주대낮 국회에서 "美도 핵무기 있으면서 北에 핵포기 강요할 수 있나?"
핵 보유국 인정과 함께 美와 핵군축 협상하겠다는 北의 장기 전략과 똑같은 주장
한반도를 화약고 발칸반도에 빗대며 대북전단금지법 옹호하기도
"한 탈북자의 객기, 그 단체의 모금 활동 위한 이벤트 사업 때문에 전쟁 나면 되겠나?"

(사진=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주자로 나서 북한 핵무기 문제에 있어 북한과 똑같은 주장을 펼쳤다. 미국도 핵무기를 갖고 있는데 어떻게 북한에게 핵을 없애라는 주장을 할 수 있느냔 입장이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북한 핵무기에 관해 "자기(미국)들은 5000개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발전시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북한에 대해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느냐"면서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다시 전략무기 협정과 중거리 미사일 협정을 다시 제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한미 동맹이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며 동일한 원칙을 공유하는 가치동맹"이라며 "한미 동맹에 비판 목소리 내는 것에 대해 침소봉대하는 보수언론의 편협된 시각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우리나라 보수세력이 빠지는 오류는 북한을 악마화, 살인마화 시키면서 동시에 그들이 대단히 합리적이고 이성적 행동을 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라며 "북한을 그렇게 비이성적인 나라라고 비판해 놓고 장사정포 쏘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했다. 

송 의원은 한반도가 제2의 발칸반도와 같다면서 대북전단금지법을 옹호했다. 그는 "전쟁이라는 것은 의도가 아닌 오해와 실수로 날 경우가 수없이 존재한다. 1912년 서라예보 황태자 암살한 사고가 1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발칸반도가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고 있다"며 "우리 한반도는 제2의 발칸반도가 될 것이냐의 갈림길에 항상 서 있다. 한 탈북자의 객기, 그 단체의 모금 활동을 위한 이벤트 사업에 국제적 분쟁이 비화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했다.

북한은 궁극적으로는 국제사회에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을 받고자 한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도 북한은 과거 미국이 소련과 합의했던 바와 같이 서로의 핵무기를 일정 부분씩 폐기하는 방안을 주장해왔다. 미국은 역대 정부마다 북한의 이 같은 요구를 일축하며 북한 비핵화에 여러 전략들을 시도해왔다. 이런 가운데서도 변치않는 미국 외교의 대원칙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북한을 미국과 동등한 핵 군축 협상의 파트너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주요 인사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인물이 북한의 장기 전략과 똑같은 주장을 백주대낮 국회에서 펼친 데 대해 충격을 금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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