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에 앞장서온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킹슈맨’이 이번에는 ‘검찰 기자단’을 문제삼았다.

김어준 씨는 평소 검찰을 비평할 때마다 ‘검찰당’이라는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 검찰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일을 하기 때문에 공무원이 아니라, 검찰당원이라는 의미로 비판을 하는 것이다. 검찰출입기자들에 대해서도 윤석열 검찰총장 편을 든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생하는 기자단’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검찰 기자단이 폐쇄적 배타적으로 운영됨으로써 ‘특권’을 독점한다는 주장이다. 김 씨만 그런게 아니다. 자칭 ‘문빠 세력’의 핵심적 공격논리이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병폐의 고리, 검찰 기자단을 해체시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는 9일 오후 현재 26만여 명이 동의했다.

‘추-윤 갈등’이 격화되는 시점에 청원이 올라갔고, 윤석열 총장 사퇴와 공수처 날치기 통과로 압축되는 문재인 식 검찰개혁이 마무리되려는 시점에 ‘검찰 기자단’도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형국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내용은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킹슈맨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판에 박은 듯 똑같다. 

TBS 주인인 서울시의 출입기자단도 검찰 기자단의 ‘폐쇄성’과 ‘특권’ 뺨쳐

청원인은 “무소불위의 검찰 뒤에는 특권을 함께 누리며 공생하는 검찰 기자단이 있다”면서 “검찰이 흘려준 말 한마디면 온 신문과 뉴스에 도배되어 순식간에 거짓도 사실이 되어 버린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김어준은 최근 방송에서 잇따라 검찰 기자단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선 지난 3일 뉴스공장 방송에서 김 씨는 “검찰 기자들이 뇌피셜로 기사를 쓰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양산된다. 가짜뉴스의 향연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출입처는 기자들과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법조 기자단이 그렇다. 그들은 검찰과 공생한다” 면서 “지난 1년간 이재용 때를 제외하고는 검찰에 대해 비판한 기사가 단 1건도 없다”라고 했다. 단 1건도 없다는 것 역시 억지 논리이다.

그러자 같이 진행하던 류밀희 기자 역시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검찰 기자단에 대한 행정소송까지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뉴스공장 직후에 방송되는 TBS 프로그램인 ‘킹슈맨’ 역시 지난 8일 방송에서 긴 시간을 할애해가며 검찰 기자단에 대한 비판을 퍼부었다. 역시나 김어준의 논조와 똑같은 내용이었다. “무소불위 검찰 뒤 특권 누리며 공생하는 검찰 기자단 있다”라는 주제였다. 단독 보도를 미끼로 검찰이 기자를 동일화시킨다는 내용이었다.

검찰 기자단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사실이다. 김어준 씨가 방송에서 지적한 것처럼 검찰 기자단이 되려면 ▶6개월 동안 최소 3명의 인력으로 법조팀을 운영하면서 법조 관련기사를 보도해야 하고 ▶그 기간동안에는 기자실 출입을 할 수 없고 ▶그 이후 기자단 투표를 거쳐서 ▶최종에는 대법원 1진 기자실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야 법조 기자실 출입 및 기자단 가입이 가능하다 .

펜앤드마이크 취재해보니, 서울시청 출입도 ‘기자단 카르텔’이 결정

하지만 이런 폐쇄적인 운영은 비단 검찰 기자단의 문제는 아니다.

펜앤드마이크가 9일 취재한 바에 따르면 기자단의 폐쇄적 운영은 검찰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하의 거의 모든 정부 부처 기자단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폐쇄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송출하는 TBS의 주인인 서울시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시청 출입기자단은 검찰 기자단과 동일한 방식의 폐쇄적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펜앤드마이크는 9일 서울시청 공보관실로 전화를 걸어 ‘기자단 가입과 기자실 출입이 가능한지’를 문의했다. 담당자는 “기자단 출입은 기자단에서 투표로 정하기 때문에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대답했다.

김어준 씨와 킹슈맨이 ‘추-윤 갈등’이 본격화는 민감한 시기에 ‘검찰 기자단’만의 폐쇄성을 문제로 들고 나온 이유는 명백하다. ‘검언유착’으로 몰고 가서 윤석열을 때려잡기 위한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TBS를 관리하는 서울시 기자단의 폐쇄성엔 눈을 감고, 검찰 기자단의 폐쇄성만 문제삼는 것은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끌만 문제 삼는’ 태도이다. 물론 이 같은 이율배반에는 이유가 있다. 검찰 기자단을 공격하는 것은 윤 총장 목자르기의 수순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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