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

김여정(연합뉴스)
김여정(연합뉴스)

북한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 김여정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북한 코로나19 대응 관련 발언에 대해 ‘망언’이라고 비난하며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여정의 대남 비난 담화는 지난 6월 4일과 17일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막말을 쏟아낸 지 약 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9일 대미, 대남 발언을 이어온 김여정 제1부부장의 전날 담화를 보도했다. 김여정은 북한의 외교안보를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중인 가운데 미국을 향해 모종의 손짓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며칠전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 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 조치들에 대하여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며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5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초청으로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 제1세션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북한은 여전히 어떠한 (확진) 사례들도 없다고 말하지만 믿기 어렵다”며 “북한정권이 스스로 없다고 얘기하는 그 질병을 통제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북한에 대응 지원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며 “조금 이상하다. 북한이 더욱 북한다워졌다”고 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그 속심이 빤히 들여다보인다”며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 언론들은 김여정의 담화가 단 네 문장에 그치고 내용도 예전에 비해 덜 거칠뿐 아니라 전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내부용 매체에 실리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비난 수위를 상당히 조절했다고 반색하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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