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에 자료 제출
軍 "지형 험준해 경계 작전에 한계" 해명
軍이 자신하던 과학화경계시스템 부실 수준 심각
"文정부가 말한 '열린 국방'이 수시로 경계가 뚫리는 것이었느냐"

국방부가 북한 주민이 GP(감시소초) 5개를 지나치는데도 계속 깜깜이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주민은 우리 군 GOP(일반전초) 철조망까지 뛰어넘고 14시간 30분간 9㎞를 더 돌아다니다가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총 35시간 36분 동안 약 21㎞를 활보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이 7일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주민 A씨는 지난달 군사분계선(MDL) 이남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21시간 동안 12㎞ 활보했다. 처음 군은 2일 오후 10시 20분경 MDL 인근에서 '미상 인원'인 A씨를 탐지했으나 추적에는 실패했다. 이후 A씨가 이동경로에 있는 우리 군 GP(감시소초) 5개를 모두 무사 통과한 뒤  GOP(일반전초) 철조망을 뛰어넘는 데도 제때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군이 A씨를 다시 포착한 건 다시 하루가 지난 3일 오후 7시 25분경이다. A씨는 GOP 철조망을 뛰어넘은 곳에서 9㎞ 떨어진 지점에서 4일 오전 9시 56분쯤 발견됐다. A씨는 우리 군이 신병을 확보할 때까지 총 35시간 36분 동안 맘대로 돌아다닌 셈이다.

군은 "지형지물의 탓"이라며 "동부 전선의 경우 지형이 험준해 경계 작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구역은 군의 집중 감시·수색 구역이다. 때문에 북한 주민이 2박 3일간 아무 제지 없이 활보할 수 있었던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군은 열상감시장비(TOD)로 A씨의 월책 당시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자동 녹화하지 못했다. 또 A씨 월책 이후 당시 상황을 재연했을 때도 동작 감시 센서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지난달 철책 경계 시스템의 주요 구성품 중 하나인 ‘상단 감지유발기’의 나사가 풀려 있어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야당 측에선 군이 자신하던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수시로 뚫리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가 말해온 '열린 국방'이 수시로 경계가 뚫리는 것이었느냐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염원한 '남북 간 자유 왕래'는 이미 시작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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