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눈엣가시'였던 국회 장악 가시화...야권 불참에도 마이웨이
야권은 일찌감치 이번 선거를 '사기'로 규정해 불참
미국·유럽연합(EU) 등도 선거 결과 인정하지 않을 예정
마두로, 야권의 정권 퇴진 운동 무력화하고 중·러 지지 확보 목적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회까지 장악하게 됐다. 야권이 불참한 국회의원 선거 강행을 통해 대승을 거두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국제사회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베네수엘라 국회의원 선거는 6일(현지시간) 오전 투표가 개시됐다. 이번 선거에선 100여 개 정당의 1만4천여 명 후보 가운데 277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지난 2015년 야당이 압승을 거뒀던 선거 이후 5년 만에 선거다.

이번 선거로 마두로 대통령이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기관이었던 국회마저 마두로의 손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야당들이 선거 불참을 선언, 일제히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주축으로 한 야권은 마두로 정권이 선거위원회를 자체 구성하고 주요 야당의 지도부를 강제 교체하는 등의 독단적 태도를 취하자 일찌감치 이번 선거를 '사기'로 규정했다. 이번에 출마한 일부 야당 후보들도 사실상 친마두로 성향인 '무늬만 야당'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비판에도 마두로 대통령은 국민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야권은 이번 국회 선거 이후 자체적인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마두로 대신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서구 국가들도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야권은 국민투표를 실시해 마두로 정권 퇴진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모은다는 방침이지만 과이도 의장 역시 정권 퇴진 운동에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한지라 국민투표 개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눈엣가시'였던 국회를 장악하고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한층 확실한 지지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와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도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