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자동차 판매량 전년대비 8.1% 감소
트럭+버스마저 판매 부진
韓美 FTA 개정안으로 25% 관세 20년 연장

 

현대자동차가 심상찮다.

현대차는 국내 및 해외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급감하는 가운데 상용자동차(트럭+버스)마저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중형트럭 재고가 쌓이면서 전주공장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전주공장의 중형트럭 생산라인이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간 멈춘 상태다. 해당 라인은 현대차의 대표 중형트럭 ‘마이티’를 연 3만여대, 주당 800∼900대 가량 생산하는 곳이다. 

마이티의 지난 1~2월 내수와 수출 판매량은 2323대로 전년 동기 2832대에 비해 17% 감소했다. 이 기간 공장 가동률을 70% 수준까지 낮추면서 버텨왔지만, 3월 들어서는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고서는 재고소진이 어렵다고 보고 한달 조업일수 20일중 5일을 쉬기로 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에는 중형트럭 생산 라인 외에 버스 생산 라인과 대형트럭 엑시언트 생산 라인도 있다.

현대차의 지난달 트럭 판매 대수(포터 제외)는 1천416대로,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줄었고 전월 대비로도 10%가량 감소했다. 상용차(버스+트럭) 전체 판매량(내수+수출)은 올 1~2월 사이 3만34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547대에 비해 15% 줄어들었다. 소형 트럭 포터와 대형트럭 엑시언트도 상황이 더 나빠지면 생산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도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와 해외에서 총 31만148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1%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5만 200대로 5.5% 줄었고,  미국은 4만6095 대로 전년 동기대비 13.1%, 중국은 3만5,595대의 승용차를 판매해 전년 2월보다 45% 감소했다. 

현대차는 현재 에어백 문제를 이유로 미국 시장에서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NHTS가 홈페이지에 올린 문서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착수한 차종은 현대차의 2011년형 쏘나타와 기아차의 2012년·2013년형 포르테로, 총 42만5천대 규모로 추정된다.

25일 발표된 한미 FTA 개정안도 현대차에 악재다. 미국이 한국산 화물차(픽업트럭)를 수입할 때 붙이는 25% 관세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내려 2021년까지 없앨 예정이었으나 미국 측 요구에 따라 철폐 시한을 20년 연장해 2041년에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현대차의 픽업 시장 진출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은 물론 중남미를 아우르는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2015년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 때는 싼타 크루즈라는 픽업 콘셉트카를 선보였고, 2016년 브라질 상파울루모터쇼에서는 크레타 STC(Sports Truck Concept)라는 차를 소개했다. 콘셉트카는 회사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북미와 남미의 가장 큰 모터쇼에서 픽업트럭을 공개한 사실은 현대차의 시장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2017년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300만대에 육박하고, 매년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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