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멤버 간 불화에서 밝혀진 윤석열과 양정철의 만남
합석한 주진우, 윤석열에게 "'양정철에게 충성맹세하라' 농담조 권유도"
조국은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반대...결국 양정철 영향력이었나?

나꼼수 멤버들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탁 배경이 다시금 화제다. 김용민이 "윤석열 패밀리"라고 주진우를 비판하며 지난해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회동 자리에 왜 참석했었느냐고 공개 질의했기 때문이다. 민정수석이었던 조국이 윤 총장 임명을 내키지 않아 했었다는 비화까지 돌았던 터라 윤 총장을 놓고 벌어지는 이번 나꼼수 멤버들의 갈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용민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린 '주진우 기자의 해명을 기다립니다'라는 글에서 " 마침내 그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그가 '윤 패밀리'로서, 윤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윤석열이 물러나야 한다고 믿는 지지자 절대 다수에게 같은 편인 양 기만한 행위는 용납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김용민은 주진우가 '윤석열 패밀리'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명쾌히 해명해야 소위 검찰개혁에도 함께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민은 주진우에게 "제가 취재한 증언에 따르면, 강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윤석열 씨가 양정철 씨와 회동할 무렵에 주진우 기자도 그 자리에 합석했다"며 "총 4명이 있었던 이 자리에서 주진우 기자는 윤석열 씨에게 '형'으로 호칭하며 양 씨에게 반농담조의 충성맹세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김용민은 주진우에게 "왜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까? 취재 목적이었습니까? 검찰총장 후보자로 거론되던 윤 씨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한 것이 농담이나 장난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

앞서 윤 총장과 양 전 원장의 만남 사실은 지난해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당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최측근 인사인 양정철 원장과 올해 4월 만난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윤 후보자는 "수첩에다가 적어놓고 만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나. 연초 1·2월 정도에 만난 것 같다"고 시인했다. 

윤 총장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양 전 원장과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만 2번 정도 만났으며 처음 만난 건 2015년 무렵이라고 답했다. 또 민주당의 정치권 영입 제안에도 여러 차례 "저는 정치에 소질이 없고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거절해왔다고 했다. 

윤 총장 임명 비화는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일부가 알려지기도 했다. 민정수석이었던 조국은 검찰총장 후보로 봉욱 대검 차장 등을 밀었으나 다른 인사들에 의해 윤 총장이 임명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내막이 자세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나꼼수의 김용민이 이번에 주진우를 겨냥하며 윤 총장과 양 전 원장의 만남 의혹을 제기한 것은 윤 총장 발탁에 결국 양 전 원장의 영향력이 미친 것 아니냔 해석을 낳고 있다.

양 원장이 느닷없이 윤석열 정국의 한가운데로 '소환'된 것은 여권의 내부 권력투쟁의 부산물이지만,결과적으로 권력투쟁을 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 원장을 둘러싼 찬반 세력의 투쟁이 불붙을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이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것으로 보인다. 모든 권력이 임기말에 측근의 권력크기를 둘러싼 내부 투쟁으로 막을 내린다. 그런 점에서 양 원장 스토리가 문 정부 권력 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무엇보다 진짜 윤석열 총장을 지원했는지에 대한 실체부터 밝혀져야 할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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