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웨스트카오룽 법원, 지난해 6월 홍콩 완차이 지구에서 불법시위 조직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조슈아 웡·아그네스 차우 등에게 各 금고 13개월과 금고 10개월 선고
영국 외무부, 유럽연합(EU)은 물론 美 여·야 정치권 등이 한 목소리로 비판의 목소리

지난해 6월 홍콩 경찰청 앞에서의 불법집회를 조직하고 선동했다는 혐의가 인정된 홍콩의 민주파(民主派) 청년들에게 홍콩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홍콩 법원의 이같은 판단에 국제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홍콩 웨스트카오룽 법원은 2일 지난달 23일 전격 구속된 홍콩의 민주파 청년 활동가 조슈아 웡(24)과 아그네스 차우(23)에게 금고(禁錮) 13개월과 금고 10개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홍콩 독립’ 등을 주장한 정치 단체 ‘데모시스토당(黨)’의 지도부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이들은 홍콩 경찰청이 위치한 홍콩섬 완차이 지구에서 지난해 6월 있었던 불법집회를 조직하고 선동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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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스 차우(왼쪽)과 조슈아 웡(오른쪽).(사진=로이터)

홍콩 법원의 이같은 판단에 국제사회가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다.

차이잉원(蔡英文) 중화민국(대만) 총통은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 게재를 통해 “매우 유감”이라며 “아직 절망할 때는 아니다” “대만은 반드시 홍콩을 계속해 지원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홍콩과 중국의 당국에 대해 반대파를 억압하는 캠페인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유럽연합(EU) 측도 홍콩 법원의 이번 결정이 “홍콩에서 민주파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을 했다. EU 회원국들은 오는 7일 외무장관 회의에서 홍콩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도 성명에서 “부당한 이번 조치는 베이징이 반대파를 진압하고 홍콩에 보장된 자유와 자치를 파괴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이든지 선택한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미국 의회는 베이징의 억압을 받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지키고, 홍콩의 자유와 정의, 자치를 지키기 위해 언제나 하나의 목소리를 내 왔다”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 모든 사람들이 부당한 이번 판결과 중국에 의한 홍콩 시민에 대한 공격을 비난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장 역시 성명에서 “오랜 동안 지켜온 자유가 베이징의 부패하고 냉혹한 체제에 빼앗길 위기에 있는 홍콩 시민과 연대하겠다”고 했다.

네이선 로(27) 등 조슈아 웡 등과 함께 활동을 한 사실이 있는 청년 활동가 2명은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중국 공산당의 공세에 세계가 결속해 대항하기 위해 단호히 활동하지 않으면 더 많은 활동가와 민주적 가치관이 희생된다”며 “홍콩은 베이징의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최전선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정권은 인권 문제를 최우선으로 새로운 대(對)중국 정책을 진행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그렇게 함으로서 미국은 국제 질서 속에서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미국으로의 망명을 원하는 홍콩 시민들을 수용할 것을 검토해 줄 것을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청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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