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이 치솟는 가운데 올해 주요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규모가 11개월 새 무려 23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연간 전세대출 증가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총 103조3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말(80조4532억원)과 비교해 22조8860억원 늘었다.

이처럼 전세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전셋값 급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전세자금 대출이 이례적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가 작년 11월에 내놓은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 금지로 인해 올해 2~3월 전세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도 커졌다.

하반기 들어서는 정부의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으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한층 더 가팔라졌다. 특히 전세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급격히 뛴 영향으로 전세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1월에는 일부 은행이 전세자금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 증가폭이 다소 주춤했다. 은행권에서는 12월에도 전세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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