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싱크탱크가 북한 지도자에 대한 중국의 회의론 드러내...일종의 외교적 모욕”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호교(VOA)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호교(VO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 대한 북한과 중국의 대응이 양국 간 교역을 냉각시키고 일부 정치적 균열을 노출시켰다고 미 의회 산하 초당적 자문기구가 밝혔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북한과 중국의 대응이 “양국 간 무역에 큰 걸림돌이 됐고, 약간의 정치적 균열을 드러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일 보도했다. USCC는 미 의회가 지난 2000년 10월에 설립한 초당적 자문 기구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경제관계가 국가안보에 갖는 의미에 관한 보고서를 매년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2월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에게 코로나 사태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지난 5월 초 코로나 관리 성공을 축하하는 편지를 교환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서로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북한이 지난 1월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고 수입을 엄격하게 제한한 이후 양국 간 경제교류가 급감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중 교역량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1~2월에 28%가 감소했다. 3월에는 55.5%, 4월에는 66.6%가 줄었다.

또한 지난 4월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3주 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가 운영하는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관계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김정은의 재등장 이후 김정은의 건강 문제로 인한 북한정권의 지속성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점에 대해 보고서는 주목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북한정권 혹은 북한 지도자에 대한 중국의 회의론을 잠재적으로 드러내는 일종의 외교적 모욕”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이웃국가들에 대한 ‘다년간의 강압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4자 안보대화협의체인 ‘쿼드’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USCC 캐롤린 바톨로뮤 부의장은 이날 공개 행사에서 올해 보고서는 중국이 “증가하는 힘을 이용해 국제질서를 수정하고 자신들을 새로운 국제 위계질서의 최상위에 두려고 하는 방식들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그는 중국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미국 및 기타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길고 복잡한 경쟁에 놓여있다고 보고 이런 상황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미 행정부가 미중관계와 관련된 모든 법률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미국이 중국의 기업을 제재할 때 그 모기업도 제재하도록 의회에 권고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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