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반발해 사모펀드 KCGI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동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갈등해온 KCGI는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 의결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에서 패한 이후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시게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1일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주 발행은 상법과 한진칼의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진칼 현 경영진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진칼의 5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산은은 두 항공사의 통합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5000억원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배정받기로 했다.

이에 KCGI를 비롯한 이른바 '3자 연합'은 지난달 18일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조 회장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한진칼의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진칼이 산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에서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산은은 산업정책적 목적 달성을 위해 주주로서 한진칼 경영에 참여·감독함으로써 항공산업의 전반적인 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런 취지로 한진칼에 지분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노조 갈등, 자금 확보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대한항공은 계획된 시간표에 따라 일정을 진행해 내년 6월 30일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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