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 경찰 추산 13만명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
"경찰관들의 신원을 악의적으로 유포했을 때에는 실형"...佛 정부 새 법안에 반대
프랑스중앙은행 일부 건물과 거리에 주차돼 있던 차량 등이 불에 타기도

지난 주말 프랑스 파리에서는 최소 10만명에서 최대 50만명 규모로 추산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항의 집회를 열었다. 프랑스 정부가 경찰관의 사진을 유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려는 데 대한 반발이다. 서너 명의 경찰관들이 흑인을 집단 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시민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1
28일(현지시간) 최소 10만명에서 최대 50만명에 이르는 프랑스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프랑스 정부가 경찰관의 초상권을 보호한다는 목적에서 제정하고자 하는 ‘포괄적 보안법’에 반대한다는 시위를 벌였다.(사진=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가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대책 차원의 이동 제한 조치를 완화한 첫날인 지난 28일(현지시간) 현지 경찰 추산 13만여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프랑스 정부가 경찰관의 초상권을 보호한다는 목적에서 제정하고자 하는 ‘포괄적 보안법’에 반대하는 이들이 해당 법률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출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이다. 시위 주최 측은 이날 거리로 나온 이들이 50만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파리 시내 레퓌블리크광장과 바스티유광장 일대에는 수 천명이 모여 “프랑스는 경찰 국가”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경찰을 향해 폭력 돌을 던지는 등 폭력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경찰은 최루탄 등으로 대응,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중앙은행 건물 일부와 거리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이 불에 탔다.

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프랑스 정부가 경찰관의 초상권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경찰관의 사진을 찍어 악의적 목적으로 유포한 자에게 형벌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보안법’을 입안했기 때문이다. 해당 법률은 프랑스 하원에서 통과돼 상원에서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 법률의 입법 취지는 프랑스의 전문 시위꾼들이 경찰관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려는 목적에서 이들의 사진과 함께 그 신원을 인터넷상에 유포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 데 대한 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 반대한 프랑스 시민들은 해당 법률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거리로 나온 것이다.

파리 시내에서 음악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어느 흑인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관 서너 명에게 10분 넘게 폭행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개돼 경찰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피해 남성은 “폭행과 함께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검찰 당국은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로 지목된 경찰관들을 재판으로 넘기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