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직무배제 시킴으로써 촉발된 초유의 검찰사태는 한편으로 '추미애의 난()’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시한 윤 총장에 대한 여섯가지 징계 및 직무배제 사유는 명분도 없고, 팩트도 허위, 날조에 가깝다. 전국의 고등검사장과 지방검사장 사실상 전원, 대다수 검사들의 반발을 하면서 낸 성명서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항의해 시민단체들이 보낸 조화가 법무부 청사앞에 놓여있는 모습.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항의해 시민단체들이 보낸 조화가 법무부 청사앞에 놓여있는 모습.

 

한가지 대목,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의 성향 파악을 통해 법원을 불법사찰 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법조계에서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주류다. 윤 총장을 직무배제 시키는 과정에서 추미애 장관은 반대하는 법무부 간부들을 '패싱' 한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세상을 어지럽힌 간신들의 모함과 궤변에 입각한 고변,

 

역사상 간신적자(奸臣賊子)은 하나같이 자신이 제거하려는 정적에 대해 모함과 궤변에 입각한 거짓 고변(告變) 으로 세상을 어지럽혔다

 

중정반정 이후 유교적 이상정치를 구현하려던 조광조(趙光祖, 1482~1519)는 반대파들이 모함에 걸렸다. 그들은 대궐 후원에 있는 나뭇가지 잎에다 주초위왕(走肖爲王)’, 조씨가 왕이 된다고 꿀로 글을 써서 그것을 벌레가 파먹게 한 뒤 왕인 중종에게 거짓 고변을 해 조광조와 70여명을 역적죄로 죽였다. 기묘사화(己卯士禍).


16살에 무과에 급제해 27살의 나이에 세조의 병조판서, 국방부장관이 된 남이(南怡, 1441~1468) 장군은 조선의 대표적 간신 유자광(柳子光)의 고변으로 죽음을 당했다. 유자광은 남이가 궁궐에서 숙직하고 있다가 혜성이 나타나자 묵은 것을 없애고 새 것을 나타나게 하려는 징조라고 말했다며 역모로 고변했고 즉시 체포되었다.

남이를 탄핵한 사람들은 또 그가 쓴 시, 북정가(北征歌)의 한 구절, ‘남아이십미평국(南兒二十未平國)에서 未平國의 의미를 미득국(未得國)‘으로 해석, 역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추미애 장관이 윤 총장의 징계사유로 정치적 중립 위반을 적시한 것, 여권이 윤석열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을 들먹이고 있는 상황과 다를 것이 없다.

함으로 죽임을 당한 남이는 세조 때 이시애의 반란을 평정한 공신이다. 윤석열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온갖 죄로 똘똘 말아 징역 22년형을 받게 만든 문재인 정권 출범의 최대 공신이다. 그에대해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을 거론하며 추궁하는 상황, 500여년의 데자뷰다.

 

조선전기 공신(功臣) 남이장군과 윤석열 총장의 데자뷰

 

유자광은 중종에 연산군이 즉위하자 조선의 4대 사화 중 첫 번째인 무오사화(戊午士禍)를 일으켰다. 조선전기 사림파의 거두인 김종직(金宗直)에 대한 개인적 원한으로 그를 쫓아내기 위해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이 세조가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빼앗은 일을 비방한 것이라고 연산군에게 고변했다. 사림파를 싫어했던 연산군은 이미 죽은 김종직의 관을 파헤쳐 시체의 목을 베게 했다.

 

조선시대 간신의 대명사가 된 임사홍(任士洪)은 자신이 핍박을 당했던 성종시대가 끝나고 연산군이 즉위하자 복수극을 시작했다.

성종은 자신이 폐비하고 사약까지 내린 연산군의 생모, 폐비윤씨 문제가 정치보복극을 부를 것을 우려해 “100년이 지난 뒤까지 아무도 논하지 말라는 유명(遺命)을 남겼다. 하지만 임사홍이 폐비 윤씨의 억울함을 고변해서 연산군의 눈을 뒤집히게 만들고 조선천지에 피바람이 난무하는 갑자사화(甲子士禍)를 일으켰다.

 

임사홍은 아들 임희재(任熙載)가 쓴 시를 문제삼아 연산군이 그를 죽이려고 의중을 떠보자 선뜻 동의했다. 아들까지 권력과 바꾼 임사홍은 조선 팔도의 아름다운 여자를 뽑아 연산군에게 바치는 채홍사(採紅使) 일까지 하게 됐다.

 

간신적자들이 추구했던 권력과 검란의 의미

 

간신적자들이 추구한 것은 오로지 권력이었다. 그들의 권력욕과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왕이 결탁했다.

지금 초유의 검란 또한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힌 집권 친문세력의 장기집권을 위해 촉발된 것이다. 행정부는 물론 국회와 사법부, 언론, 시민단체, 문화계까지 장악한 그들이기에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인다.

 

이것이 검란’, 또는 추미애의 난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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