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그간의 침묵 깨고 靑 참모들에게 "절차대로 하면 된다" 강조
秋가 '윤석열 해임' 의결 보고하면 인사권자로서 나서겠다는 입장으로 보여
文,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엔 "마음에 빚 졌다...국민도 조국 놓아달라"
윤석열엔 그 때나 지금이나 부정적 시각 드러내..."법무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검찰총장 직무 정지 및 징계 청구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입을 굳게 다문 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사실상 암묵적으로 지지해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던 중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 문제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에게 "절차대로 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법무부 장관 조국에게는 공개적으로 "마음의 빚을 졌다"고 운운했던 문 대통령이 이번에도 윤 총장에 대해선 올해초 신년 기자회견에서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 장관의 법무부와 함께 윤 총장을 직무 정지한 데 이어 사법 처리로 마무리 짓겠다며 나서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 등은 전날 "스스로 사퇴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윤 총장은 형사 처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로부터 몇시간 뒤 법무부는 윤 총장의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해 대검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도 그간의 침묵을 깨고 전날 오후 청와대 참모들에게 속내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절차대로 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절차를 강조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은 결국 내달 2일 추 장관이 주도하는 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 해임 의결을 보고하면 인사권자로서 조치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올해 1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마련한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과 윤 총장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조국에 대해서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조국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극심한 내홍을 겪게 된 데 대해서도 "이제는 국민도 조 전 장관을 놓아주자"고 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당시 검찰 인사에 반발한 윤 총장을 두고 "초법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의견 개진 기회를 줬는데, 제3의 장소에 인사 명단을 가져와야만 의견을 말할 수 있겠다고 하는 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현 정권의 주요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팀을 인사권을 통해 공중분해한 데 대해서도 "법무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참모들에게 '절차대로'를 강조했듯 윤 총장을 결국 '절차대로' 해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추미애와 윤석열의 갈등이 아닌 문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윤석열 쫓아내기'란 해석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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