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60세...경막하혈종 수술 받고 퇴원한지 2주 만에 세상 떠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 대통령,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 선포

디에고 마라도나. (AFP=연합뉴스)
디에고 마라도나. (EPA=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25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60세.

BBC, AFP 등 외신들은 마라도나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마라도나는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수술을 받고 퇴원한지 2주 만에 숨을 거뒀다.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이날 9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마라도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프로팀 힘나시아 라플라타의 감독을 맡고 있었다. 마라도나는 60세 생일이던 지난달 30일 힘나시아의 경기를 앞두고 생일 축하를 받았는데, 그것이 공개 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이었다. 브라질의 펠레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태어나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했으며,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나폴리 등을 거쳤다. 일찌감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넣었다.

마라도나는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국민영웅이 됐다. 당시 마라도나는 월드컵 MVP로도 선정됐다. 은퇴 이후까지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논란은 '신의 손' 논란이다. 멕시코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4강전에서 마라도나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그대로 골로 인정된 후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말했다.

마라도나는 은퇴 후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악동'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질 정도로 사생활이 논란이 많았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도중 도핑 테스트에 적발돼 중도 귀국해야 했고 마약 중독 치료도 몇 차례 받았다. 마약과 알코올 복용, 비만 등으로 과거에도 심장 문제를 겪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같은 사생활 문제에도 세계 최고였던 축구 실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날 마라도나의 별세 소식에 아르헨티나와 전세계 축구계가 슬픔에 빠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브라질 펠레는 "분명히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차게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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