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국가운영 능력 상실한 유고 상황...추 장관은 국정농단 일으킨 국헌문란범"
文의 침묵 비판..."치졸한 발뺌으로 무결한 임금님 노릇만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때 文정부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심경 고백..."마음도 몸도 내내 쓰리고 체한 듯 아프다"
"자신이 뽑은 대통령 탄핵하기 위해 촛불 들었던 보수 지지층들도 이처럼 참담하게 쓰렸을 것"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2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한 것에 대해 "어제부로 문재인 대통령은 합법적 독재자의 길에 들어섰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추미애 장관의 발표 전 해당 사실을 보고 받았지만, 계속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 권 변호사는 윤석열 총장 직무배제 결정이 결국 문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권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와 징계청구를 문 대통령이 승인한 것인가를 왈가왈부 따져야 하는 것 자체가 극히 비정상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변호사는 "한 나라의 공적 수사기관(검찰) 수장을 직무에서 배제해 대검에서 쫓아내고 징계를 청구해 해임과 파면의 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대통령의 승인없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가"라며 "대통령은 일국의 검찰총장의 직권을 박탈시키고 징계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면 그 직무배제와 징계의 사유에 허위와 과장이 없는지 면밀히 살피고 그 결정을 스스로 내려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또 "대통령 승인없이 이루어진 일이라면 대통령은 국가운영 능력을 상실한 유고 상황이고, 추 장관은 국정농단을 일으킨 국헌문란범"이라며 "둘 다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문 대통령의 침묵을 비판하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검찰총장의 임기를 사실상 무력화 시키는 반헌법적 조치를 되도 않는 사유를 긁어 모아 합법의 외피를 두루고 감행하려 하니, 그 후과가 두려워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는 치졸한 발뺌으로 무결한 임금님 노릇만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죽은 정권과 산 정권에게 동일한 잣대로 칼을 들이댄 검찰총장을 검찰개혁 저지의 쿠데타 수장으로 몰아서, 검찰총장만이 아니라 검찰 전체를 무력화 시키고, 공수처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 집권 여당의 정치적 행태와 일련의 수순은 이 세력이 말하는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의 숨은 목적과 공수처의 이유를 선명히 드러낸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10여 분 뒤 페이스북에 또다시 글을 올려 한때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현 사태를 지켜보는 자신의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마음도 몸도 내내 쓰리고 체한 듯 아프다"며 "평생 한나라당만 찍어온 지인이 태블릿pc 보도를 보고 밤늦은 시간에 전화를 걸어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책임을 질 방법이 무엇이냐고, 너무도 참담하다며 울먹이던 심정이 이와 같았을 것"이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끝으로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던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자신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한 번도 합류한 적 없는 시위 행렬에 머리를 보탠 보수 지지층들도 이처럼 참담하게 쓰렸을 것"이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