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전투력 손상 및 병사들의 사건사고 증가 우려”

군 당국은 이르면 5월부터 병사들의 평일 일과 후 부대 밖 외출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최전방 GOP(일반전초) 지역의 제초작업을 비롯한 부대 제설 및 청소작업을 민간 인력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병사들의 전투력 약화와 사건사고 증가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27일 육군 제1군사령부를 방문해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임무를 수행한 육·해·공군 장병들을 격려한 뒤 간담회를 갖고 ‘국방개혁 2.0’의 핵심과제인 병사복지 및 병영문화 개선 방안을 설명했다.

송 장관은 “병영 내에서 사적인 목적으로 장병을 동원하거나 지시하는 것을 금지하며 병사들의 일과시간 이외는 출·퇴근 개념을 적용해 개인생활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병사들의 평일 일과시간 이후 부대 밖 외출을 허용하고 개인 휴대전화 사용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부대관리 훈령에 야전부대에서도 사적인 목적의 장병 운용 및 지시를 금지하도록 내용을 명문화하고 앞으로 정당한 명령과 복종체계 정립을 위한 기준안을 정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르면 5월부터 각 군 1개 부대를 대상으로 일과 후 병사 외출을 시범적으로 적용해 평가한 다음 연말에 확대 적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제초 작업과 청소, 제설 작업의 민간인력 전환은 2019년부터 시범 운영하고 2020년 이후 단계적으로 전군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송 장관은 군 의료시스템 개편 방안도 설명했다. 국방부는 GOP와 격오지 부대에 군의관과 응급구조사를 보강하고, 2020년까지 의무후송전용 헬기(메디온) 8대를 양구, 포천, 용인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배치한다. 또한 후방지역엔 소방헬기 등을 활용해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사들의 군병원 재진료 때는 스스로 진료일을 예약하고 간부 인솔 없이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군병원에서 진료하도록 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국군외상센터를 설립해 총상, 폭발상, 다발성 외상치료를 하고, 민간 대학병원 의료진과의 교류를 통해 외상환자를 민군 의료진이 함께 진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 장관은 장병들에게 "우리 군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복지 및 병영문화를 정착시켜 가고 싶은 군대, 보내고 싶은 군대로 만들어나가겠다"면서 "우리 병사들이 가장 먼저 '국방개혁2.0'을 통해 선진화된 병영문화와 복지혜택을 병영생활 속에서 직접 체감하고 누릴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계획을 완성해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바른군인권연구소 김영길 대표는 “군은 비상시에 대비하도록 24시간 대기체제로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낮에는 거의 작전이 없고 야간에 훨씬 더 위험한 사건상황이 많이 벌어진다"며 "일반 병사의 일과 후 외출이 허용되면 방위나 현역의 구분이 없어지고 군대의 존재 목적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방과 후방의 적용 차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 외에도 병사들의 전투력 하락과 사건·사고 증가가 우려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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