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2018년 여름이 막 끝나가던 이승만학당 5기 수료식 날에 찍은 것이다. 당시 24살 학생이었던 나는 이승만학당 교장 이영훈 교수님과 악수를 하고 있다. 옆에 계신 분은 김학은 교수님과 최현선 간사님이다.

나는 대학교 1학년 때 탈북 청소년 교육봉사를 하며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 갖기 시작했고, 이로써 대한민국 역사도 새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북한의 인권 실태가 심각하다는 것은 그 이전부터 알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에 무관심한 것은 대한민국과 북한에 대해 양비론(兩非論)적인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즉, 북한이 저리 나쁜 것을 알지만 대한민국 역시 나쁘지 않냐는 생각이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대한민국의 역사, 그 중에서도 건국사가 상당히 많이 왜곡되어 있다 보니 당연히 생기는 흐름이다.

마침 좋은 기회로 이승만학당 5기로서 수업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수업 내용이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이후 조금씩 이해가 되면서 나의 세계관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 잘 몰랐던 진실을 마주하다 보니,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안목을 넘어 나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바뀌어 갔다.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그리 자랑스럽지 않았던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정말 위대한 나라에서 태어났음을 알았다. 이를 통해,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내가 자신감 있게 도전해도 된다는 것, 꿈을 꾸며 살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대학 게시판에 게재한 대자보 사진(19.06.24).

배운 것을 글로 쓰기까지

이승만학당을 수료하고는 청년한국(대표 이호)이라는 단체에서 공부했다.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으며 글 쓰기도 배우는 모임을 했다. 책은 주로 대한민국 역사, 북한 인권, 그리고 기독교 신앙 등을 소재로 한 것이었다. 이승만학당에서 배운 것들이 또 한 번 정리되는 느낌이어서 더욱 재밌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 한 권당 한 편의 글을 써 가야 했는데, 나는 꾸준히 글을 쓰면서 2019년 4월에는 나의 글이 한 언론사의 칼럼으로 실려 일종의 작가 데뷔도 하였다. 그 때부터 나는 글 쓰는 일을 겸하며 학교를 다녔다. 당시 나는 25살 학생이었다.

글을 쓴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원래 전공이 수학이고 이공계열의 공부를 주로 해왔기 때문에 청소년 시절부터 글을 쓸 일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배운 것을 나의 또래 친구들과 다음 세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글 쓰는 일을 지속적으로 했고, 나는 2주에 한 편 꼴로 칼럼을 써 여러 언론사에 기고하였다.

《나는 기독교 보수주의자입니다》(황선우 저, 2020).

 

글을 책으로 엮기까지

올해(2020)는 그동안 써온 글과 또 추가하여 글을 더 써서 책을 출간하였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나의 진실된 이야기를 남겨놓기 위함이다. 아직 20대 중반의 학생이라 공식적으로 책을 낸다는 것이 조심스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배우고 가꿔야 할 시기에 가르치는 자가 된다는 것, 돈을 내서라도 배워야 할 시기에 오히려 돈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르치는 자가 되기 전 배우는 자일 때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음을 봤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선배 세대가 남겨놓은 지식이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소위 ‘꼰대’라는 이름으로 무시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히려 같은 학생이 이 풍조를 거부하며,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보수주의적 질서를 말할 때 나타나는 효과를 봤다. 이것이 기독교인이자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아는 내가 전해야 할 메시지라 생각하여 책 제목을 “나는 기독교 보수주의자입니다”로 정했다.

나의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뿌리가 재건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그리하여 이 대한민국의 뿌리를 경험하지 못한 북한 주민들에게도 이를 전해, 그들을 대한민국으로 초대하는 자유통일에도 도움이 되고픈 마음이다. 이번 책에는 대한민국의 뿌리를 심고 가꾼 인물 중 이승만 대통령, 김성수 의원, 그리고 CCC(한국대학생선교회)의 설립자인 김준곤 목사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감사하게도 나는 일반 또래들보다 써온 글의 양도 많았고 또 작가로 데뷔도 한 상태라, 26살에 힘들게나마 책을 쓸 수 있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 여기며 겸손히 선한 영향력을 기다린다.

황선우 전 세종대 트루스포럼 대표(<나는 기독교 보수주의자입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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