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명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발의했다. 박수영 의원(남구 갑)을 대표 발의자로 부산의 18개 지역구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 15명 전원이 참여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던진 ‘가덕도 카드’를 야당이 먼저 덥석 물어버린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중에야 가덕도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여권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공항 건설을 추진중인 부산 가덕도 모습[사진=연합뉴스]
여권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공항 건설을 추진중인 부산 가덕도 모습[사진=연합뉴스]

 

여권의 선거용카드 덥석 물어버린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발의한 가덕도특별법의 핵심 내용은 “신공항은 김해국제공항을 이전하고 새로이 부산광역시 가덕도에 건설되는 공항(제2조)”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의 신속한 건설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할 수 있는 조항(제33조)까지 두었다.

제안 설명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산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부산광역시ㆍ울산광역시ㆍ경상남도 800만여 명 국민들의 염원이었으나, 20여년이 넘게 해당 사업이 추진되지 않아 국가적ㆍ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초래하였기 때문에 신속하고 효율적인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토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여객ㆍ물류 중심의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관문 공항이 필요하고, 동남부권 경제 발전, 2030 부산세계엑스포 유치 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수요에 대비하여 확장성과 접근성을 갖추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국제공항의 건설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이 이처럼 가덕도 신공항에 적극적인 것은 부산지역의 여론 때문이다. 실제 이들 대부분은 지난 4·15 총선 당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거나 찬성입장을 표명했다.

대표발의자인 박수영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다. 부산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24일 “특별법안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먼저 낸 것은 부산시민의 여론과 더불어 여당의 부산시장 선거전략을 희석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국민의힘 의원 12명 중 상당수 ‘찬성’ 속내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들 입장에서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김해국제공항 무효화→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사실상 국정농단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응의 적절성 여부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함께 부산과 인접한 경남지역 국회의원 16명중 국민의힘 소속 12명 중 상당수도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

최근 20여년간 부산 경남지역 경제권이 창원 쪽으로 확산, 발전되는 양상이다 보니 김해보다는 가덕도 신공항이 지역발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2010년 완공된 부산 가덕도와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는 부산과 거제간 거리를 140km에서 60km로 단축시켰다.

이 때문에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일 국민의힘 경남지역 국회의원은 밀양 인근 지역 등 많아야 3~4명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진주 지역 여론까지 김해보다 가덕도를 선호하는 양상이다. 이에따라 국민의힘 소속 창원 등 경남지역 의원들까지 가덕도 신공항에 찬성하고 나올지 주목된다.

여야 모두 가덕도 신공항 추진시,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는?

이렇게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기정사실화 될 경우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이와관련, 국민의힘 부산지역 한 의원은 “내년 보선에서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뇌관을 제거하면 정치 문제에만 이슈가 집중되니까 훨씬 유리한 지형에서 싸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의도의 한 정치평론가는 “부산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 발전의 가장 큰 계기, 주도권을 잡으면서 부산 뿐 아니라 경남 지역에서의 민주당세 확산을 더욱 재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덕도 신공항의 명칭을 노무현공항으로 하자는 조국 전 장관 등 친문 인사들의 언급은 노무현 문재인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부산을 민주당의 세력권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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