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 소비에트연방 해체 직후인 지난 1992년, 東西 양 진영의 국가들 모여 調印
'안전상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조약 비준 국가에 대한 상호 정찰 비행 하용하는 내용
러시아, "조약에 잔류한 여타 국가들은 美에 정찰 비행 정보 제공하지 말아달라"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미국이 ‘영공개방조약’ 탈퇴를 공식화했다. ‘영공개방조약’에는 진영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구(舊) 소비에트연방의 위성국들로 이뤄진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 등 34개국이 소련 해체 직후인 지난 1992년 조인했으며, ‘안전상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조약 비준 국가에 대한 상호 정찰 비행을 허용함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2일(현지시간)부로 ‘영공개방조약’ 이탈을 공식 확인했다. 사유는 러시아 측의 규정 위반.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늘은 미국의 ‘영공개방조약’ 탈퇴가 발효되는 날”이라며 “러시아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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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22일(현지시간) 게재한 트위터 게시물의 내용.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은 앞서 예고된 바와 같이 미국이 '영공개방조약'에서 탈퇴하는 날"이라며 "러시아가 의무를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로써 미국은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했다.(출처=트위터)

구 소련의 해체 직후인 지난 1992년 동·서 양 진영의 34개 국가가 조인, 2002년부터 발효된 ‘영공개방조약’은 ‘안전상의 이유’를 제외하고 조약 비준 국가 간 상호 간의 정찰 비행을 헝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상호 간의 군축(軍縮)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서로 검증하자는 취지다.

미국 정부가 ‘영공개방조약’ 탈퇴를 선언한 것은 지난 5월의 일이다. 지난해부터는 미국에서는 러시아가 미국에서의 정보 수집을 위해 해당 조약을 활용하면서도 자국에 대한 미국의 정찰 비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2019년 9월20일, 러시아 정부는 미국과 캐나다에 대해 자국 중부 지역에 대한 정찰 비행을 불허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조약에서 이탈할 구실로 러시아를 이용했다”며 미국의 조약 이탈 이후에도 조약에 남아 있는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서는 러시아 상공 정찰 비행에서 수집된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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