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윤 총장은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윤석열 총장 혼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추미애 법무부장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전체를 상대로 ‘내로남불 개혁’에 맞서 싸우는 국면이 지속돼온 결과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총장이 여권의 대선주자 양강(兩强)인 이낙연 이재명 두 사람과 대결해도 1% 포인트 미만의 차이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윤 총장의 2년 임기는 내년 7월24일까지다. 본인이 지금처럼 “임기를 채우겠다”고 고집하는 한 대통령도 현직 검찰총장을 해임할 방법은 없다.

내년 7월 윤 총장 임기만료, 다음 대선까지 8개월 ‘여유’

윤 총장이 내년 7월 검찰을 나오면 2022년 3월9일에 치러지는 다음 대선까지는 8개월이 남는다. 대선판에 뛰어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

문제는 윤석열 총장이 그때도 지금의 지지도를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 결과 윤 총장(25.5%)에 이은 야권의 대선후보 지지도 순위는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 11.0%), 홍준표 무소속 의원(10.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7.6%), 오세훈 전 서울시장(6.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2.5%)으로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기존 정치인으로 대부분 대선에 출마했던 사람들(유승민 홍준표 안철수)이다. 이들 모두 정치적으로 일정한 한계가 드러났고, 참신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지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반면, 윤 총장의 경우 검찰총장, ‘칼잡이’라는 직업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신선도와 더불어 정의로운 이미지로 다른 야권 주자들에 비해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과연 윤석열 검찰총장은 다음 대선에 뛰어들게 될까? 이를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두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윤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두가지 조건과 전망

첫째, 현재의 지지도가 유지돼어야 한다. 현재 야당 지지자들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제1 야당,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무기력한 모습의 대안으로 윤 총장에 환호하고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윤 총장이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관건이다. 윤 총장은 조국집안 비리와 청와대까지 개입된 울산 관권선거 의혹에 이어 월성원전 폐기수사 등 발빠른 검찰권 행사로 집권세력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으로 볼 때 어정쩡한 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이기에 그의 인기가 쉽게 꺾일 것 같지는 않다.

또 만약 청와대와 추미애 장관 등 여권의 ‘윤석열 찍어내기’가 어떤 식으로든 성공해서 윤 총장이 검찰총장직에서 중도하차 하게 될 경우 지지도는 오히려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 지지성향에 상관없이 90%에 가까운 국민들이 ‘윤석열 찍어내기’를 못마땅하게 보고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본인의 권력의지와 정치력...윤 총장 지인 중 70~80%, “정치할 것 같다” 

윤석열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은 본인의 의지, 즉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권력의지와 그에 따른 정치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윤 총장 본인의 권력의지를 읽을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지난달 22일 있었던 국회 법사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임기를 마친 후엔 정치를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퇴임하고 나면,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들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사회와 국민에 대한 봉사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는 김 의원의 추가 질문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정계 진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평소 윤 총장과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지인들도 그의 정계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과거 윤 총장과 함께 지방에서 근무했던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을 잘 아는 검사출신 변호사들끼리 만나서 윤 총장 이야기를 해보면 그가 결국 정치를 하게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70~80%”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이런 분위기에 대해 나 자신도 놀랐다”고 덧붙였다.

남은 것은 정치력이다. 한국의 정당정치에서 정치력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핵심 요소다. 검사출신 주요 정치인들의 정치력에 대해 홍준표 의원의 경우는 긍정적,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편이다. 검사출신 정치인들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다.

그런데 윤석열 총장은 서울법대에 재학중이던 대학시절 때는 물론 평검사 시절에도 상당한 ‘보스기질’을 보여준 바 있다. 윤 총장의 검찰 후배 대부분이 여전히 그를 “형”이라고 부르는데서도 알 수 있다.

현재의 ‘윤석열 신드롬’이 검찰총장에서 대선후보로 직행하는 정치사의 ‘이변’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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