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카드로 “해볼 만한 선거” 됐다는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참신한 얼굴 내세워 경쟁하나
국민의힘 앞서고 있지만 사분오열 리스크도
가덕도 말려들지 말고 TK 정치적 고립 피해야

더불어민주당 박인영(43) 부산시의원의 이름이 지난 한주 여의도 정가에서 차기 부산시장 후보로 수차례 오르내렸다. 당내 친문 핵심들이 부산에서 그를 차기로 밀고 있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풍문이 돌면서다. 심지어는 전략공천설까지 등장했었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보는 민주당 내부 기류가 “안 되는 것”에서 “해볼 만한 것”으로 변했다. 당이 내놓은 ‘가덕도 신공항’ 카드가 유효했다. 지역 최대 숙원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민심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19 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울경 지역서 민주당이 29.8%의 지지율로 국민의힘 32.0%를 오차범위 내에 서 바짝 뒤쫓고 있다.

당초 민주당 일각에서는 재보궐 선거를 포기하자는 목소리가 있었다. 전임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문으 로 치르게 된 선거라 부산 민심이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부산 지역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에 단 3석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내년 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말고, 차라리 후년에 있을 다음 지방선거를 목표로 하자는 ‘플 랜 B’가 제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느닷없이 등장한 박인영 의원의 이름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를 지니고 있다. 박 의원은 금정구의원부터 시작한 부산에서 잔뼈가 굵은 여성 정치인이다. 이번 대수 부산광역시의회 전반기 의장 을 지냈다. 최연소 의장, 최초 여성 의장이다. ‘40대 초반 참신한 여성 정치인’ 이미지를 통해 오거돈 시장 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덜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후보자 적합도도 예상 밖으로 높았다고 한다. 최근 공개 여론조사에서는 존재감이 작아졌지만, 지난 10월 여론조사 때 민주당 후보군에서 10.9%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17.4%의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이었다. 당이 실시했을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도 이와 유사한 맥락일 수 있다.

민주당 후보군 중에서 김영춘 사무총장은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함께 언론에 오르내린다는 점에서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도 재임 중 ‘입바 른 소리’를 많이 해서 친문 성향 지지자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다.

박 의원은 비교적 널리 알려진 국민의힘 후보군에 비해서 이름이 적게 알려졌기 때문에 최종 후보가 될 경우,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에서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에 맞서는 모습을 재연시킬 수도 있다. 이런 이유들로 볼 때 민주당 선거판을 굴리는 사람들에게 박 의원이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로 고려될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부산 선거가 “되는 선거”이기 때문에 과열 양상이 우려된다. 더군다나 최근 던져진 동남권 신공항 이슈로 당심의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신공항을 기대하는 부산과 기존 계획이 백지 화된 대구경북 세력이 대립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에 국민의힘이 가덕도 이슈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도 “야당이 전반적인 국토균형 발전안을 선제적으로 띄웠어야 했다”는 말이 나왔다. ‘김해 대 가덕도’라는 프레임에 갇힐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대형 사업을 선제적으로 던져서 당이 사분오열 되는 것을 막고, TK의 정치적 고립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 야권에게 내년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는 뜻밖에도 매우 어려운 선거가 될 수 있다. 야권의 산뜻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세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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